文대통령, WHO 팬데믹 선언에 “생각보다 더 많은 시간 걸릴지도 모른다”

  • 동아일보
  • 입력 2020년 3월 12일 22시 17분


문재인 대통령은 12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과 관련해 “생각보다 더 많은 시간이 걸릴지도 모른다”고 말했다. 신규 확진자 증가세가 둔화하며 조심스레 낙관적인 전망을 해오던 문 대통령이 코로나19 사태 장기화 가능성을 언급하고 나선 것이다.

문 대통령은 이날 세계보건기구(WHO)가 코로나19의 ‘팬데믹(pandemic·세계적 대유행)을 선언한 것과 관련해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올린 글에서 “국내적으로 코로나19의 큰불을 잡고 더 이상의 확산을 막으면서 진화에 들어가려는 우리에게도 큰 위협이 아닐 수 없다”며 이같이 말했다. 문 대통령은 “그로 인한 세계 경제와 우리 경제의 타격도 이루 말할 수 없을 것”이라며 “코로나19 바이러스 못지않게 기승을 부리는 불안 바이러스도 막아 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앞서 문 대통령은 9일 수석·보좌관회의에서 “우리가 현재의 추세를 계속 이어나가 신규 확진자 수를 더 줄이고 안정 단계에 들어간다면 한국은 그야말로 코로나19 방역의 모범 사례로 평가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하지만 이날 미국이 유럽발 입국을 금지하고 WHO가 코로나19의 팬데믹을 선언하는 등 국제사회가 긴박하게 움직이면서 청와대도 대 응기조를 바꿔 코로나19에 대한 장기전을 준비하는 양상이다. 이탈리아 등 유럽 지역에서 코로나19가 급속도로 확산하면서 우리 방역 체계에도 큰 위협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와 함께 문 대통령은 이날 충남 천안시 우정공무원교육원에 설치된 코로나19 충남대구1 생활치료센터를 방문해 의료진, 군 지원인력 등을 격려했다. 이곳은 국가지정생활치료센터 중 규모가 가장 큰 곳으로 대구지역 코로나19 경증 확진자 308명을 수용하고 있다.

문 대통령은 “뭐 부족한 것 없느냐. 솔직하게 부족하면 부족하다고 해달라. 무슨 수를 써서라도 지원할 것”이라며 “생활치료센터는 처음 하는 제도이니 실제 운용하면서 부족한 부분은 그때그때 말해 주면 해결하겠다”고 했다. 이어 진영 행정안전부장관 등에게 “의료진이 환자를 보는 것이 가장 크고 중요한 일이다. 생활상 불편이 없도록 챙겨 달라”고 주문했다.

박효목 기자 tree624@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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