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태정 시장 “과학-교통 기관 유치… 대전역 중심으로 원도심 활성화”
양승조 지사 “도청있는 신도시 지정… 이전 공공기관에 인센티브 제공”
대전과 충남지역을 혁신도시로 지정할 수 있는 법률적 근거인 국가균형발전특별법(균특법) 개정안이 6일 국회에서 통과된 후 대전시와 충남도가 후속 로드맵을 마련하는 등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두 광역자치단체는 수도권 공공기관의 추가 이전 폭과 방향, 대상 등이 제시되는 5월 국토연구원의 ‘혁신도시 성과평가 및 정책지원 용역’ 결과를 지켜보겠다는 입장이다. 대전은 혁신도시 범위를 별도로 지정하기보다는 대전역을 중심으로 한 ‘원도심 활성화’를, 충남도는 ‘공공기관 20개 유치’를 기본 목표로 정했다.
○ 대전시, “과학과 교통 관련 기관 유치”
허태정 대전시장은 10일 관련 기자회견을 갖고 원도심에 대규모 공공기관을 유치하겠다는 구상을 밝혔다. 허 시장은 “(별도의 입지를 정하지 않고) 역세권 중심의 원도심 활성화 목표에 충실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이럴 경우 대전역을 중심으로 한 동구 중동과 삼성동 소제동 신흥동을 비롯해 옛 충남도청에 이르는 원도심 일대가 유력하다.
허 시장은 “균특법 통과 과정에서 신도시 구상이 아닌 원도심 재생과 연계하겠다는 구상이 국토교통부와 정치권을 설득하는 데 주효했다고 판단한다”며 “국가가 공공기관 지방 이전 규모와 방식을 결정하면 거기에 맞게 준비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기본적으로 대전의 특성에 맞는 과학과 교통 분야, 인력 채용 규모가 큰 기관 등을 유치하는 전략을 마련하겠다고 덧붙였다.
이에 따라 과학 분야의 경우 서울에 있는 과학기술일자리진흥원, 한국과학기술연구원, 한국과학창의재단, 한국원자력안전재단 등이 이전 대상으로 떠오르고 있다. 또 특허청과 특허법원이 있는 대전을 고려할 때 특허 및 발명과 관련된 한국발명진흥회, 한국저작권보호원, 한국지식재산보호원, 한국지식재산연구원, 한국특허전략개발원도 대상으로 검토될 것으로 보인다. 또 대전에 있는 코레일과 한국철도시설공단을 감안하면 한국철도기술연구원, 코레일관광개발㈜, 코레일네트웍스㈜, 코레일로지스㈜, 코레일유통㈜도 유치 대상이다.
허 시장은 공공기관 유치 규모에 대해서는 “충남이 20개를 명시했는데 유치 기관 개수도 중요하지만 얼마나 규모 있는 기관이 오느냐도 중요하다”며 “신도시(내포)에 기업을 유치해 공간을 채워야 하는 충남과 도시재생 전략을 펴는 대전의 환경이 다르다”고 말했다.
○ 충남도 “20개 유치 목표, 인센티브 제공”
양승조 충남도지사도 공공기관 20개를 유치하고 이전 공공기관에 인센티브 제공과 직원들의 정주 여건을 마련하겠다는 로드맵을 제시했다. 양 지사는 “충남도는 지난해 이미 태스크포스팀을 만들어 어떤 공공기관이 이전할 때 균형발전과 미래 먹거리에 도움이 될지 전수조사를 했다”며 “이 중 20여 개 기관을 유치하는 게 목표”라고 밝혔다.
양 지사는 “충남도청이 있는 내포신도시(홍성 예산)를 충남 혁신도시로 지정하려는 것은 환황해권 중심으로 삼자는 데 있다. 해양, 에너지산업, 농업 분야 등 도정 방향과 미래 성장동력 산업에 부합하는 공공기관을 유치하겠다”고 말했다. 양 지사는 이어 “이전 공공기관에는 법인세 면제는 물론이고 도 조례를 만들어 지방세 5년간 면제, 이후 2년간 50% 감면함으로써 기업이 이전할 수 있는 경비를 만들어 주겠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서울에 있는 농업정책보험금융원, 식품안전정보원, 한국어촌어항협회, 한국해양조사협회, 해양환경관리공단과 경기 성남시에 있는 한국석유관리원과 한국지역난방공사 등이 유치 대상으로 해석되고 있다. 이 밖에 한국에너지기술평가원, 한국에너지정보문화재단 등도 검토 대상이지 않겠느냐는 전망이 나온다.
양 지사는 “공공기관의 직원들이 이주할 경우 국민 임대주택 우선권을 부여하고 자녀들은 정원 외 입학을 통해 입학을 쉽게 할 수 있도록 하겠다”며 “공공기관이 이전하는 데 있어 주저함이 없도록 좋은 여건을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대전과 충남도는 6월 말까지 균특법 시행령이 개정되면 7월에 국토부 장관에게 혁신도시 지정을 신청할 계획이다. 이후 국가균형발전위원회는 심의를 거쳐 국토부 장관이 혁신도시를 지정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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