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채 휘두르고, 발로 차고…약국 ‘공적마스크 갈등’ 잇따라

  • 동아일보
  • 입력 2020년 3월 13일 14시 59분


코멘트

공적 마스크 판매처로 일손이 모자란 약국을 돕기 위해 파견된 부산시 공무원이 오히려 ‘갑질’을 했다는 주장이 나왔다.

13일 부산시와 국민청원 게시판 등에 따르면 부산 한 약국에서 공적 마스크 판매 업무를 지원하기 위해 파견된 부산시 5급 공무원(59)과 약사가 다툼을 벌였다. 약사는 청원 게시판에 “시청 인력을 파견해 도와주겠다는 연락이 와서 11일 오후 1시에 와달라고 요청했지만, 공무원이 오후 2시경 도착했다”고 설명했다. 언쟁을 벌인 약사는 “도와줄 사람을 불렀으니 가도 좋다고 말했지만, 공무원이 당장 마스크를 팔라고 반말하면서 소리친 뒤 30분 정도를 감시하듯 지켜보고 자리를 떴다”고 주장했다.

부산시 관계자는 “국민 청원 내용과 같은 민원이 접수된 것은 사실이고 해당 공무원이 약사에게 사과했다”고 말했다. 부산시는 일손이 부족한 1인 약국 674개소에 부산시, 구·군 공무원 760명을 마스크 판매 시간에 맞춰 일손을 지원하고 있다.

마스크를 구입하려 줄을 서 있던 시민과 말다툼을 벌이다 골프채를 휘두른 60대가 경찰에 붙잡혔다. 마스크 구매 가능 날짜도 모른 채 구입하려다 약국에서 소란을 50대 남성도 검거됐다.

부산동래경찰서는 13일 동래구 모 약국 앞에서 마스크를 구입하려던 시민에게 골프채를 휘두른 60대 남성 A 씨를 특수협박 혐의로 검거했다.

경찰에 따르면 길을 가던 A 씨는 11일 낮 12시 7분경 마스크를 사러 약국 앞에 줄을 서 있던 한 시민과 말다툼을 벌이다 골프채를 휘둘렀다. A 씨는 길이 92㎝의 골프채를 든 채 1시간가량 욕설을 하고 행패를 부리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에 붙잡혔다.

경찰 관계자는 “마스크 구입과 상관없던 A 씨가 길을 가다가 대기 줄에서 기다리던 시민에게 말을 걸면서 시비가 붙은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부산 부산진경찰서도 13일 공적 마스크 구매 가능 날짜가 아닌데도 약국에서 마스크를 달라고 소란을 피운 50대 남성 B 씨를 붙잡았다.

경찰에 따르면 B 씨는 12일 오후 1시 10분경 부산진구 한 약국에서 마스크를 사려 했다. 하지만 약사가 “구매 가능 출생연도가 아니라 판매할 수 없다”고 하자 약국 진열대를 발로 차 약품을 파손하는 등 소란을 피웠다.

경찰은 경범죄 처벌법을 적용해 B 씨에게 3만 원의 과태료 처분을 내렸다. 경찰 관계자는 “마스크 판매 정책을 제대로 알지 못했던 것 같다. 재차 소란을 피우면 형사처벌 할 수 있다고 엄중히 경고했다”고 했다.

공적 마스크를 사려고 약국 앞에 줄을 섰던 시민들이 서로 다투기도 했다.

13일 해운대경찰서에 따르면 12일 오후 6시 반경 해운대구 재송동 한 약국에서 70대 C 씨가 80대 D 씨에 밀려 넘어져 손목을 다쳤다. 두 사람은 공적 마스크를 사려고 줄을 서 있다가 말투 등을 문제 삼아 다툼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이들을 경찰서로 임의동행 해 조사하고 있다.

부산=조용휘기자 silent@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