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국 마스크 판매 도우러 파견된 공무원이 갑질…약사와 다툼

  • 동아일보
  • 입력 2020년 3월 13일 16시 49분


60대 남성이 마스크를 구입하려던 시민에게 골프채를 휘두르는 등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정부가 시행한 ‘마스크 5부제’ 다섯째 날에도 혼란이 이어졌다.

부산 동래경찰서는 동래구 한 약국 앞에서 마스크를 사러 줄을 서 있던 시민에게 골프채를 휘두른 60대 남성 A 씨를 특수협박 혐의로 13일 붙잡았다. 경찰에 따르면 11일 길을 가던 A 씨는 “대기 줄 때문에 통행이 방해된다”며 말다툼을 벌이다 골프채를 휘둘렀다. 길이 92㎝의 골프채를 든 채 1시간가량 행패를 부리다 경찰에 붙잡혔다.

서울과 제주, 경기에서도 소동이 벌어졌다. 제주시 한 약국에서는 10일 B 씨가 약사가 “마스크가 예정시간보다 늦게 들어온다”며 양해를 구했지만 난동을 부렸다. B 씨는 업무 방해 혐의로 경찰에 붙잡혔다.

서울 강북구 한 약국 앞에서는 C 씨가 11일 줄을 서 있다가 눈이 마주쳤다는 이유로 다른 시민을 협박하다가 경찰에 검거됐다. 경기 광주시 한 약국에서도 9일 술을 마시고 낫으로 위협을 하며 “마스크를 판매하라”고 협박한 피의자가 경찰에 체포됐다.

약국 앞에 줄을 서 있던 시민들이 서로 다투다 다치기도 했다. 부산 해운대경찰서에 따르면 12일 오후 6시 반경 해운대구에 있는 한 약국에서 70대 남성이 80대 남성에게 밀려 넘어지며 손목을 다쳤다.

공적 마스크 판매처로 일손이 모자라는 약국을 돕기 위해 파견된 공무원이 오히려 ‘갑질’을 해 논란이 됐다. 13일 부산시와 국민청원 게시판 등에 따르면 부산 한 약국에서 공적 마스크 판매 업무를 지원하기 위해 파견된 부산시 5급 공무원(59)과 약사가 다툼을 벌였다.

약사는 청원 게시판에 “11일 오후 1시에 와달라고 요청했지만, 공무원이 오후 2시경 도착했다”고 했다. 이후에도 공무원은 반말을 하며 엄포를 놓았다고 한다. 부산시 관계자는 “민원이 접수된 것은 사실이고 해당 공무원이 약사에게 사과했다”고 밝혔다.

경찰청은 마스크 관련 다툼이 잦자 약국과 우체국 등 판매처에 순찰 인력을 늘리고 질서 유지 등 예방 조치를 강화하겠다고 13일 밝혔다.

구특교기자 kootg@donga.com
박종민기자 blic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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