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 교수와 달리 같은날 사법행정권 남용 의혹으로 재판에 넘겨진 임종헌 전 법원행정처 차장에 대해 법원은 “상당한 이유가 있다”며 보석을 허가했다. 임 전 차장은 보석이 인용되며 구속 503일 만에 석방됐다.
임 전 차장에게는 ▲보증금 3억원 납입(보석보증보험증권 갈음 가능) ▲증거인멸 않겠다는 서약서 제출 ▲주거지 제한 ▲사건 관계인과 이메일·전화 등을 통한 연락 제한 ▲출국 시 미리 법원 허가 필요 등의 보석 조건이 붙었다.
사법행정권 남용 의혹으로 구속기소 됐던 양승태 전 대법원장도 지난해 7월 1심 구속기간 만료를 앞두고 법원이 직권 보석을 허가하며 풀려났다. 법원은 구속기간 만료에 따른 구속취소보다 운신의 폭을 제한할 수 있는 보석 석방이 적절하다고 판단했다.
당시 법원은 보증금 3억원 납입과 함께 ▲주거지를 성남시 자택으로 제한 ▲사건 관계인 또는 친족과 연락 금지 ▲3일 이상 여행이나 출국 시 신고 및 법원 허가 등을 조건으로 걸었다. 드루킹 댓글조작에 공모한 혐의로 1심에서 법정구속된 김경수 경남도지사는 항소심 진행 중에 보석이 받아들여지면서 풀려났다.
당시 항소심은 김 지사의 보석을 허가하는 대신 ▲보증금 2억원 납입(1억원은 반드시 현금 납부, 1억원은 보석보증보험증권으로 대신 가능) ▲주거지를 창원시로 제한하되 필요시 서면으로 법원 허가를 받아야 하는 조건을 내걸었다.
또 ▲드루킹 사건의 피고인들, 증인신문 예정된 사람 등과 접촉 또는 협박 회유 금지 ▲3일 이상 주거지를 벗어나거나 출국할 경우 법원에 사전 신고 및 허가 등을 조건에 포함시켰다. 다스(DAS) 실소유 의혹에 따른 비자금 횡령과 삼성 뇌물 혐의 등으로 항소심에서 징역 17년을 선고받고 재수감됐다가 다시 풀려난 이명박 전 대통령도 항소심에서 보석 석방된 바 있다.
항소심은 보증금 10억원 납입을 조건으로 내걸었다. 이 전 대통령은 서울보증보험에서 10억원의 1%인 수수료 1000만원을 내고 보증서를 발급받았고, 당시 수수료를 아들 이시형씨가 냈다는 사실이 알려져 관심을 받았다.
또 항소심은 주거지를 자택으로 제한 피고인 배우자와 직계혈족, 혈족배우자, 변호인 이외의 접견 및 통신 제한(이메일, SNS 포함)을 보석 조건으로 적용했다.
아울러 매주 화요일 오후 2시까지 지난주의 시간활동내역 보고 등을 지키는 조건도 포함시켰다. 검찰은 항소심 중에 이 전 대통령이 사건 관계인과 접촉했다며 보석 취소를 요구했지만, 항소심은 보석 조건 준수에 이상이 없다며 보석을 유지했다.
이 전 대통령은 항소심에서 징역 총 17년을 선고받고 보석이 취소돼 재수감됐지만, 보석 취소 결정에 불복해 대법원에 재항고장을 접수했다. 항소심은 대법원 결정이 나올 때까지 보석 상태를 유지하도록 집행정지 결정을 내렸다.
이같이 다양한 보석 조건 속에서 만약 피고인이 도망치거나 증거인멸 염려가 있을 때, 소환에 정당한 사유 없이 출석하지 않은 때, 조건을 위반한 때에는 보석이 취소될 수 있다.
또 법원은 피고인이 정당한 사유 없이 보석 조건을 위반한 경우 1000만원 이하의 과태료 또는 20일 이내 감치에 처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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