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대 디자인학과의 융합교육이 주목받고 있다. 융합교육의 가치는 학과가 지향하는 C-Monovation에 들어 있다. C-Monovation이란 창의 능력(Creativity)을 기반으로 모노베이션(독점적 혁신)을 이끌 인재를 뜻한다. 인재 육성의 핵심은 융합교육이고 기초는 디자인이다. 학과는 그래픽 디자인, 영상 디자인, 사용자 경험 디자인 등 모든 커뮤니케이션 도구를 망라하는 디자인 학습과 이를 구현할 수 있는 기술을 강조한다.
디자인으로 기반을 닦은 학생들은 경영학과 공학을 융합해, 문제 해결을 지향하는 방법을 배운다. 문제 해결은 현대 디자인에서 강조하는 가치다. 경영학과 공학에 대한 이해는 디자인 전공 학생들의 특징인 창의력에 시장과 기술에 대한 이해가 더해져 ‘시장 친화적’인 마인드를 갖는 데 도움을 준다.
학과의 교육 인프라는 사물인터넷(IoT) 기반 학습 환경을 갖추고 있어 실험, 실습에 어려움이 없다. 학생들은 교육과정에서 배운 것을 바탕으로 IoT 기반 캐릭터 가습기와 모바일 앱을 개발하는 등 꾸준한 성과를 내고 있다. 캐릭터 가습기는 2016년 경기중소기업청 주관 3D 프린팅 해커톤 대회에서 대상을 수상해 태국의 대학들에서 우수 사례로 소개되기도 했다.
융합과정은 실습을 중시한다. 융합과정을 듣는 학생들은 3년간 수업과 동아리 활동을 통해 디자인적 특성을 가진 제품을 만들고 이를 어떻게 시장에 어필할지 실습한다. 학과가 2014년 설립한 ‘캠퍼스학생디자인회사(CMCO)’가 실전을 연습하는 교실이다. CMCO는 학생들이 주도하는 디자인팀 및 사업화 개발팀으로 구성돼 있으며 동문들도 참여해 도움을 준다. 이 회사는 창립 이후 애경 선물세트 디자인, 어린이 급식관리지원센터 요리책 디자인, 한경대 캐릭터 리뉴얼 디자인 등 다양한 디자인 사업을 진행해 2억4500만 원의 매출을 올린 바 있다.
학과의 융합교육 우수성은 이 학과 졸업생인 배주해 씨가 최근 프랑스 바야르 출판사에서 출판한 어린이용 팝업북 ‘반대말’에도 나타난다. ‘반대말’은 배주해 작가가 수업 시간에 제작한 유아용 팝업북으로, ‘올빼미와 작은 쥐’에서 나오는 반대말 개념을 정교한 팝업 구조에 담은 것이 특징이다. ‘반대말’은 2017년 이탈리아 볼로냐 어린이 국제도서전에 이 학과 학생들의 출판물 20여 종과 함께 출품됐고, 바야르 출판사는 ‘반대말’의 독창성과 디자인적 우수성을 인정해 출판을 결정했다. 바야르는 ‘반대말’을 다양한 언어로 제작해 전 세계에 배포할 예정이다.
한경대 디자인학과의 약진은 수도권 대학의 생존과 발전에 시사하는 바도 크다. 접근성에 강점을 갖고 있는 수도권 대학이 특성화로 무장하면 얼마든지 서울권 대학과 겨뤄볼 만하다는 의미다. 전문가들은 대학의 글로컬 전략의 기본은 대학의 강점을 지역사회와 연결시키고, 학과가 융합을 통해 시대 흐름에 맞는 교육을 하는 데 있다고 강조한다. ‘경계’에 있는 대학들의 발전 전략은 융합을 통한 ‘될 만한 학과’ 육성이라는 것이다. 이 학과는 2020학년도 입시에서 정시 11.3대1, 수시 5.9대1로 한경대 최고의 경쟁률을 기록해 수험생들에게 인정을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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