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개학을 4월로 연기했지만 대형학원들은 다음주 개원을 강행할 것으로 보인다. 코로나19로 인해 지난달부터 개원과 휴원을 반복한 학원가는 학부모들의 반대와 경영상의 이유 등으로 더 이상 휴원을 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정부의 지원 없는 상황에서 개원은 불가피하다는 설명이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대성학원을 제외한 이투스교육, 메가스터디, 종로학원 등 대형학원들은 이미 이번주 개원해 수업을 진행하고 있다. 정부 지침에 따라 오는 23일까지 휴원을 연장하고 있는 대성학원도 다음주부터는 문을 연다는 입장이다.
유은혜 부총리 겸 교육부장관은 전날(17일) 정부서울청사에서 브리핑을 열고 “전국 유치원과 초·중·고교 개학을 당초 23일에서 4월6일로 2주 추가 연기한다”고 밝힌 바 있지만 서울 시내 학원들은 아랑곳 않고 다시 문을 여는 추세다. 서울시교육청에 따르면 전날 오후 2시 기준 서울 시내 학원·교습소 2만5231곳 중 25.5%인 6371곳이 휴원했다. 4곳 중 3곳은 운영을 하고 있는 셈이다.휴원 비율이 지난주(13일) 42.1%보다 큰 폭으로 떨어졌다.
교육 당국의 거듭된 휴원 권고에도 문을 열고 있는 학원이 늘어나고 있는 것은 경영난에 시달리는 학원이 많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또 장기간 개학 연기로 학업 공백을 우려하는 학생·학부모의 요구도 영향을 끼친 것으로 보인다.
서울 천호동에 사는 한 고3 학부모는 “학원에 가면 코로나19 집단 감염 위험도 있지만 일부 학원만 쉬고 있는 상황에서 내 아이만 학원을 가지 않으면 뒤처지는 것은 아닌지 불안하다”며 “정부가 휴원 권고가 아니라 더 강력한 지침을 내려줬으면 좋겠다”고 토로했다.
교육부는 학원 휴원율을 높이기 위해 ‘소상공인 경영안정자금’ 신청을 완화하는 등 ‘안전을 우선하는 학원’(가칭) 특례 보증 대출 상품을 이달 내 출시해 장기 휴원으로 인해 경영상 어려움을 겪는 영세학원에 대한 지원을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하지만 이는 어차피 빌리는 돈일 뿐 실질적인 지원이 될 수 없다는 지적이 나온다.
A학원 관계자는 “정부가 학원가에 휴원을 강권하고 있지만 학원들은 아무런 혜택도 받을 수 없어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서울 구로구 콜센터, 경기 성남시 은혜의 강 교회 등 집단감염 사례를 거론하며 아이들을 학원에 보내기 무섭다는 의견도 나온다. 이미 감염이 확산된 뒤에 휴원을 하는 것은 늦는다는 지적이다.
이에 대형학원가는 다음주 개원 입장을 고수하면서 이번 주말까지 코로나19 확산 상황을 예의주시한뒤 최종 결정한다는 방침이다.
한 학부모는 “자녀가 다니는 학원은 개원을 했지만 혹시 몰라 온라인으로 공부를 시키고 있다”며 “학원들이 경영상 어려움을 겪어 개원하는 것은 이해하지만 소탐대실하는 결과를 낳지 않을까 우려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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