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이 심각한 이란에 체류중인 우리 교민을 태운 아시아나항공 전세기가 19일(현지시간) 오전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에서 이륙했다.
외교부에 따르면 이란 교민과 가족 등 80명을 태운 정부 전세기는 이날 오전 3시5분(한국시간 오전 8시5분)쯤 두바이 알막툼공항을 출발했으며, 이날 오후 4시30분쯤 인천공항에 도착할 예정이다.
외교부 당국자는 전날 브리핑에서 “탑승객 중 한국 국적은 74명, 외국 국적의 재외동포 및 가족은 6명”이라며 “약 200명 중에서 80명이 나온 것이다. 인근 지역으로 나간 사람도 있어 100명 전후가 현지에 남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지난 17일 밤 인천에서 출발한 전세기는 전날 오전 5시30분(10시30분) 두바이 공항에 도착한 뒤 교민들을 실어 나를 준비를 했다. 외교부 직원들과 의사, 간호사, 검역관 등으로 이뤄진 신속대응팀은 교민들 탑승을 지원했다.
이날 아시아나항공 관계자는 “최근 이란과 주변국 간의 항공노선이 축소돼 이곳을 오가던 우리 국민들의 불편이 가중되고 있는 상황”이라며 “이에 외교부와 긴밀히 협의해 이번 전세기 운항을 결정하게 됐다”고 말했다.
교민들은 두바이까지는 이란 항공편을 이용했다. 이들은 전날 오후 10시(19일 오전 3시30분) 테헤란 이맘호메이니공항을 출발, 이날 오전 0시 30분(5시30분)에 두바이에 도착했다. 테헤란에서 두바이까지 일정에는 주이란 한국대사관 직원들이 동행했다.
교민들은 약 2시간 30분 동안에 환승한 것으로 전해졌다. 외교부 당국자는 “일반 승객들과 섞이지 않고 최대한 빠른 시일 내에 임시항공편으로 옮겨 타도록 (UAE측과) 협조했다”며 “방역 차원에서 경유지 시설을 제공한 나라에 피해 없도록 한 조치”라고 설명했다.
전세기가 두바이에서 교민들을 태운 데에는 여러 이유가 있다.
외교부 당국자는 “이란과는 취항이 없는데 국적기로선 안 가본 곳을 가는 부담이 있다. 대이란 제재 때문에 보험 문제도 있다. 두바이로 나올 때 우리가 전세기로 하면 정부가 항공사에 돈을 주는 것이 돼 문제가 될 수도 있다. 그래서 교민들이 개별적으로 티켓을 사서 두바이로 나오는 것으로 했다”고 설명했다.
일정은 한차례 늦춰졌다. 당초 정부는 지난 13일 오전 테헤란을 출발해 14일 오전 인천공항 도착 일정으로 계획을 추진했지만 이란 항공사와 최종 계획을 맺지 못했다. 주이란 대사관 측은 지난 12일 교민들에게 “귀국일정이 이란 측 항공사 사정으로 인해 불가피하게 연기됐다”고 고지했다.
중국 우한 교민 철수 때처럼 이번에도 임시 항공편은 개인 부담이다. 1인당 자기 부담은 편도로 성인 100만원, 소아는 75만원, 동반 유아는 10만원이다.
이란 교민들은 국내에 들어오면 경기 성남에 있는 코이카 연수시설에서 1~2일 머물며 코로나19 검사를 받는다. 검사에서 음성이 확인되면 자가격리되고, 양성이 나오면 병원으로 보내진다. 현재 연수센터는 해외 연수가 중단되면서 격리시설로 활용되고 있다.
이란에서 코로나19에 따른 사망자는 1000명을 넘어선 상태다. 이란 보건부에 따르면 18일 정오 기준 누적 사망자는 1135명이다. 확진자는 1만7361명이다. 그렇지만 이란발 항공편은 대부분 취소돼 정부는 전세기 투입을 결정했다.
앞서 정부는 지난 1월 말과 2월 초에 3차례에 걸쳐 우한에 고립돼 있던 한국민 총 848명을 데려왔다. 이탈리아에서는 한인회가 직접 귀국 전세기 운항을 추진하고 있다. 국경이 봉쇄된 페루에선 멕시코로 가는 전세기를 투입하거나 다른 나라의 전세기 편을 이용하는 방법이 검토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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