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일주일 서울 확진 4명중 1명 해외감염…“자가격리 의무화해야”

  • 동아일보
  • 입력 2020년 3월 19일 21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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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일주일(12~18일) 서울에서 발생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의 23.8%가 해외에서 감염된 것으로 나타났다. 12일 이전 확진자는 18명 중 13명이 중국 등 아시아에서 감염된 반면, 12일 이후엔 15명 중 11명이 이탈리아 등 유럽에서 감염됐다.

최근 일주일 유럽 확진자 급증

질병관리본부 등에 따르면 19일까지 해외에서 감염된 국내 확진자는 모두 79명. 이 가운데 64.6%(51명)가 서울 경기에서 나왔다. 특히 서울은 코로나19 전체 확진자 282명 중 33명(11.7%)이 해외 감염으로 추정된다.

이달 12~18일로 좁히면 해외 감염은 대폭 늘어난다. 서울 확진자 4명 가운데 1명꼴(23.8%)로 유럽 등에서 귀국해 확진 판정을 받았다. 12일 이전엔 해외 접촉 감염이 8.2%였던 걸 감안하면 3배 가까이 늘어난 셈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확진자가 폭증하는 유럽을 빠져나온 유학생과 여행객들이 최근 대거 귀국하면서 해외 유입 확진자가 늘었다”고 설명했다. 경기에서도 이달에만 16명이 해외에서 입국한 뒤 확진됐다.

19일에도 서울에선 이탈리아 등 유럽으로 출창이나 교환학생 프로그램을 다녀온 이들이 잇따라 확진판정을 받았다. 성균관대에 따르면 이번 학기에 유럽으로 교환학생 프로그램을 다녀온 학부생 2명이 잇따라 확진됐다. 성균관대 관계자는 “두 학생 모두 아직 교환학생 프로그램을 마치지 않았지만, 유럽 내 코로나19 확진자가 폭증하면서 감염 우려에 귀국을 결정했다”고 말했다. 성동구에선 이탈리아로 출장을 다녀온 50세 여성이 확진 판정을 받았다.

“입국자들, 자가 격리 의무화 고려해야”

정부가 특별입국절차가 시행한 첫 날인 19일 인천국제공항은 유학생과 교민 등 6329명이 입국했다. 이날 오후 5시 25분경 이란에서 전세기를 타고 온 교민과 가족 80명도 제1터미널에 모습을 드러냈다.

교민 김태현 씨는 “이란은 매우 심각한 상황이다. 한국은 사태가 많이 진정돼 믿음을 갖고 귀국했다”고 말했다. 이들은 경기 성남의 한국국제협력단(KOICA·코이카) 연수센터에서 2주간 머물며 코로나19 검사를 받을 예정이다.

질병관리본부는 검역관과 군의관 등 64명을 공항 검역지원 인력에 추가 투입했다. 기존 공항검역소 격리시설(50명 정원)에 영종도의 국민체육공단 경정훈련원을 추가 격리시설로 확보해 최대 120명을 수용할 수 있다.

전문가들은 보건당국이 해외 입국자들에 대한 자가격리를 의무화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현재 방역당국은 입국자들에게 2주간 자가 격리를 권고할 뿐 강제하진 않는다. 정기석 한림대성심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공항 검역으로는 무증상 감염자를 찾아내기 어렵다. 입국자는 의무적으로 자가 격리해야 추가 감염을 막을 수 있다”고 했다.

보건당국 역시 해외 입국자의 자가 격리를 의무화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19일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정례브리핑에서 윤태호 중앙사고수습본부 방역총괄반장은 “자가격리 의무화를 포함한 여러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며 “자가격리를 할 때 필요한 행정적 지원이 수반되어야 하기 때문에 그런 부분을 다각적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소연 기자 always99@donga.com
한성희 기자 chef@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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