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의원 ‘세비 삭감’ 기부운동 현실화?…지자체장도 나서

  • 뉴스1
  • 입력 2020년 3월 20일 06시 52분


(황주홍 민생당 의원 페이스북 화면 갈무리) © 뉴스1
(황주홍 민생당 의원 페이스북 화면 갈무리) © 뉴스1
국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되는 가운데, 일부 국회의원들이 월급(세비)을 일부 기부한 데 이어 허태정 대전시장이 광역 지방자치단체장 중 처음으로 월급을 일부 기부해 눈길을 끈다.

20일 대전시에 따르면 허 시장은 이날 기자들에게 “코로나19 사태가 진정될 때까지 월급 절반을 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 기탁하겠다”고 밝혔다. 마침 이날이 대전시 공무원 월급날이라, 허 시장의 월급 중 절반인 300여 만원이 바로 기부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앞서 한 청원인은 지난 12일 청와대 국민청원 홈페이지에 ‘코로나19로 위기에 처한 국민들을 위해 국회의원들의 월급반납 또는 삭감을 건의합니다’라는 제목의 청원을 올리며 이같은 분위기를 달궜다. 이 청원은 이날 오후 4시30분 현재 30만9794명이 동의한 상태다.

이 청원인은 “모두들 생각지도 못한 뜻밖의 위기에 처해 있지만 지역에 상관없이 ‘혼자가 아니다’라는 국민들의 따뜻한 마음과 이겨내고자 하는 힘으로 가족처럼 이웃처럼 힘을 보태고 있다”며 “이번이야말로 국회의원들의 자진 세비 반납 또는 삭감으로 지난날의 잘못을 뉘우치는 기회도 삼으시고 어려워진 국가를 조금이라도 도와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이 청원이 정부 답변 기준인 20만명을 충족한 지난 18일, 이에 호응이라도 하듯 국회에선 세비 절반을 취약계층 지원에 사용하자는 의견이 나왔다. 설훈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이 “코로나 극복을 위한 국민의 자발적 협력과 연대가 다양한 방식으로 확산되고 있는데 국회도 고통분담에서 예외일 수 없다”며 이같이 주장한 것이다.

특히 설 최고위원은 “저는 남은 임기 3개월 세비 절반을 이렇게(취약계층 지원에) 쓰자고 여야 의원에게 제안한다. 함께 뜻을 모아주길 부탁한다”고 했고, 이해찬 대표도 “원내대표단에서 의견을 듣도록 하겠다”고 화답했다.

이같은 움직임은 여당 의원들 사이에서 공감대를 형성하며 현실화됐다. 이인영 원내대표는 전날(19일) “국회의원 세비 50% 기부 운동 등을 비롯해 민주당은 최선을 다해서 코로나19 국난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헌신하겠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 아직 의원들 사이에 의견을 모으고 있는 중이지만, 실현 가능성이 높아진 것으로 풀이된다.

이와 관련 박찬대 민주당 원내대변인은 뉴스1에 “석 달 치 월급의 50%로 1인당 1500만원쯤 될 것으로 예상한다. 다만 이는 세비삭감이나 반납이 아니라 성금이므로 자발적으로 참여할 분을 집계하고 있다”면서 “감염병으로 대규모 성금을 내는 것은 처음이 아닐까 싶다”고 설명했다.

실제 지난 18·19대 국회 당시 개원이 지연될 때 세비의 일부나 전액을 반납하거나 기부하는 등의 일은 있었지만, 감염병 사태로 세비를 모은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알려졌다.

한편 미래통합당 의원들도 1인당 100만원씩 갹출, 코로나19 성금으로 총 1억여원을 낸 바 있다. 국민 고통 분담 차원에서 국회의원을 포함한 고위공직자가 한 달치 월급을 반납하자고 제안한 박인숙 의원은 자신의 한 달 치 세비 전액을 대구·경북 의료진 보호를 위해 기부하기도 했다.

황주홍 민생당 의원도 지난 18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코로나 고통 동참 차원에서 국회의원 급여 반납 국민청원 얘기를 들었다. 어느 기초수급 할머니가 마스크 40장과 100만원을 경찰서에 맡기고 간 뉴스도 보았다”며 “지금 바로 지난달 제 급여 전액을 내놓는다. 이달, 다음 달, 그다음 달도 코로나 성금으로 바치겠다. 부끄럽고 죄송하다. 부디 힘내시기 바란다”고 적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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