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 환자 중 사망자가 1%를 넘어가면서 방역당국도 사망자 줄이기에 안간힘을 쏟고 있다. 전문가들은 고령인구 비율이 높은 한국에서는 언제든 치명률이 올라갈 수 있다며 선제적인 대응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20일까지 집계된 국내 코로나19 환자는 8565명이며 이 중 사망자는 93명이다. 2015년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MERS) 때 발생한 국내 사망자 38명을 넘어선 수치다.
코로나19 사망자는 지난달 20일 처음으로 발생한 뒤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금주만 해도 지난 16일 0시 기준 75명, 17일 81명, 18일 84명, 19일 91명 등으로 매일 늘어나는 추세다.
사망자가 늘어나면서 전체 코로나19 환자 대비 사망자를 의미하는 치명률도 덩달아 증가하고 있다. 국내 코로나19 치명률은 0시를 기준으로 16일 0.91%에서 17일 0.97%, 18일 0.99%, 19일 1.0%를 기록했다.
국내 코로나19 치명률 1.0%는 전 세계 수치와 비교하면 상대적으로 낮다. 19일까지 143개국에서 20만5308명의 환자가 발생해 8645명이 사망했으며 치명률은 4.2%다.
문제는 국내에서도 치명률이 더 올라갈 가능성이 있다는 점이다.
국내에서는 고위험군 집단 중 하나인 고령자 인구가 많다. 고령자는 면역력이 약해 바이러스에 감염되면 중증 이상으로 상태가 악화될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높다. 실제로 국내 사망자 91명 중 72.0%인 67명이 70대 이상이다. 60대까지 포함하면 총 84명으로 90.3%에 달한다. 게다가 최근 들어 요양병원과 요양시설 등 고위험 집단 다수가 몰려있는 시설에서 감염 사례가 발생하고 있어 우려가 커지고 있다.
다른 나라의 사례를 보면 고령자 비율이 높은 이탈리아는 3만5713명의 환자 중 2978명이 사망해 치명률이 8.3%에 육박한다. 중국은 8만928명의 환자 중 사망자는 3245명으로 치명률이 4.0%다.
김우주 고려대학교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이탈리아의 사망률이 높은 게 65세 이상 인구 비율이 23%로 고령자가 많기 때문”이라며 “우리는 65세 이상 인구가 15% 정도인데 중국이 우리보다 젊은 나라다. 낙관할 때는 아니다”고 말했다.
여기에 의료시스템 붕괴도 변수 중 하나다. 대구·경북처럼 환자가 다수 발생해 입원치료를 받지 못하면 의료수준이 뛰어나다고 하더라도 환자들이 그 혜택을 받을 수가 없다. 실제로 대구에서만 사망자가 62명이 발생했다. 19일까지도 대구에서 254명이 자가치료를 받거나 입원을 대기 중이다.
의료시스템이 열악하다고 알려진 이란에서는 1만7361명의 환자 중 1135명이 사망해 치사율이 6.5%다.
김우주 교수는 “의료수준이 높아도 시스템이 붕괴돼 병원을 못 가면 의미가 없다”며 “(치사율이 낮다고)일면만 보고 낙관을 하면 우를 범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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