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 가운데 연령대 중 20대 비율이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전문가들은 이에 대해 20대들이 나이가 젊은 만큼 면역력이 높다고 보는데다 활발한 사회활동을 하더라도 감염 우려가 적다고 판단하는 것을 주된 이유로 꼽는다.
상당수 20대의 현재 인식을 감안하면 이른바 ‘불금’과 주말을 앞두고 코로나19 감염이 확산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20일 질병관리본부 중앙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전날(19일) 밤 12시 기준 코로나19 국내 확진자는 8565명이다. 이 가운데 20대가 전체의 27.5%(2358명)로 가장 많다. 이어 50대(1642명·19.2%), 40대(1181명·13.8%), 60대(1080명·12.6%) 순이다.
연령별 인구 10만명당 발생률을 보면 20대 확진자 수는 두드러진다. 20대는 10만명당 34.64명으로 2위인 50대(18.95명)보다 두배 가까이 많았다.
손준성 경희대 감염내과 교수는 20대 코로나19 확진자가 많은 이유에 대해 “(코로나19 확산세에도) 활동성이 좋고 자신의 면역력에 대해 과신하기 때문”이라며 “또 자신들에 의해 노인이나 가족 등 다른 사람이 감염될 수 있다는 인식도 상대적으로 잘 하지 않는 것 같다”고 말했다.
실제 사례로도 드러난다. 이날 오후 서울 광진구의 한 식당 앞에서 흡연 중이던 직장인 박모씨(26)는 “(코로나19 사태 이후에도) 친구들과 주말마다 약속을 잡고 이번 주말에도 만난다”며 “친구들을 만날 때 술 마시거나 노래방에 가는데 걱정이 있긴 하지만 마스크를 잘 착용하면 된다고 생각해 크게 개의치 않는다”고 했다.
구의동의 한 PC방 사장은 “10대 손님은 줄어들었는데 지금 있는 손님 대부분은 20대”라고 귀띔했다. 현장에서 게임 중이던 20대 남성 1명은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은 채 함께 온 남성의 자리로 몸을 기울여 모니터를 들여다 보면서 큰 소리로 대화를 하는 모습도 보였다.
또 다른 20대 B씨도 “이번 주말에 친구와 홍대에 가서 쇼핑을 할 예정”이라며 다중이용시설 이용 가능성을 밝혔다.
하지만 우려가 나온다. 젊은 층에서 발생하는 ‘사이토카인 폭풍’(cytokine storm)이 대표적이다. 이는 신종 바이러스 등에 감염됐을 때 침입한 바이러스에 면역 체계가 과도하게 반응해 정상 세포까지 공격하는 현상이다. 이날 대구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20대 환자 1명이 ‘사이토카인 폭풍’ 증상을 보여 위중한 상태라는 소식도 알려졌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방역당국과 지방자치단체는 클럽과 피씨방 등 다중이용시설 운영 제한을 추진하고 나섰다. 20대도 감염 무풍지대가 아닌 만큼 이들이 많이 활동하는 시설에서의 사회적 거리두기 동참이 필요하다는 이유에서다.
경기도는 PC방, 클럽, 노래방, 콜라텍 등 다중이용시설에 대해 밀접이용을 제한하는 행정명령을 내렸다. 서울시도 지난 6일부터 마포구에 밀집한 홍대 클럽 40여 곳에 자율 휴업 운동에 동참해줄 것을 독려했다. 참여율은 85%다.
천은미 이대 목동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20대라 하더라도 자신의 면역력을 과신해서는 안 된다”며 “신도 모르는 사이에 무증상 감염자가 돼서 가족들이나 사회에 전파할 수 있다는 점을 간과하지 말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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