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지현 “n번방 사건은 ‘예견된 범죄’…지금이 국가위기상황”

법무부 양성평등정책 특별자문관인 서지현 검사. 2019.1.29/뉴스1 © News1

검찰 내 성추행 피해 사실을 고발하면서 ‘미투 운동’ 확산을 촉발한 서지현 법무부 양성평등정책 특별자문관(47·사법연수원 33기)은 이른바 텔레그램 n번방 사건은 ‘예견된 범죄’였다며 국가에 제대로 대처할 것을 촉구했다.

서 자문관은 21일 페이스북에 “일베, 소라넷 등에서 유사범죄들이 자행됐지만 누가 제대로 처벌받았나”라며 “초등학생에까지 널리 보급된 휴대폰으로 더 쉬워진 촬영, 업로드, 채팅, 추적이 어렵다는 텔레그램, 가상화폐 등장(으로) 너무나 당연히 ‘예견된 범죄’였다”고 적었다.

서 자문관은 다크웹과 가상화폐를 이용해 아동 음란물을 유통하다 덜미를 잡힌 손모씨, 웹하드 업체를 운영하며 음란물 불법유통을 주도한 혐의 등을 받는 양진호 한국미래기술 회장, 가수 승리,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 안태근 전 검사장을 거론하며 “여성을 인간취급하지 않은 자들 누가 제대로 처벌받았나”라고 말했다.

이어 “젊은 남성들이 (가해자로 추정되는) 26만명 중 주류라는데 여전히 그 범죄자들 미래는 창창하다니 참 부럽기도 하다”고 덧붙였다.

일각에서 ‘피해자들이 당할 만했다’고 주장하는 것에는 “카카오톡 프로필, 인스타그램 사진, 동기 여학생 치마 속과 명찰, 지나가는 스튜어디스 사진, 여친이나 가족 사진 등을 올려 포르노 합성 요청, 욕설, 음란문자 발송이나 강간을 요청하고 공유한 방이 셀 수 없는데 그것도 피해자의 잘못인가”라고 되물었다.

서 자문관은 “이것은 시작에 불과하다. n번방 사건에 제대로 대처하지 못하면 우리는, 우리 아이들은 정말 제대로 된 지옥에서 살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지금이 정말 국가위기상황이다. 심각 단계보다 더 심각한…”이라고 글을 맺었다.

n번방은 텔레그램 성착취 영상 공유 대화방의 시초격이다. 이 연장선상에서 미성년자를 성적으로 착취하는 영상을 촬영·공유되게 한 ‘박사방’이 만들어졌다.

이 방을 운영한 혐의를 받는 ‘박사’ 조모씨는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상 음란물 제작배포 등 혐의로 지난 19일 구속됐다. 경찰은 n번방 운영자인 ‘갓갓’과 ‘와치맨’도 수사 중이다.

(서울=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