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구 60% 면역 가져야 코로나 종식…백신은 1년 기다려야”

  • 뉴스1
  • 입력 2020년 3월 23일 19시 03분


유럽에서 국내로 들어오는 모든 입국자 전원을 대상으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진단 검사를 시작한 22일 오후 유럽발 입국자들이 인천공항을 통해 귀국해 검사를 위해 길게 줄을 서 있다. © News1
유럽에서 국내로 들어오는 모든 입국자 전원을 대상으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진단 검사를 시작한 22일 오후 유럽발 입국자들이 인천공항을 통해 귀국해 검사를 위해 길게 줄을 서 있다. © News1
국립중앙의료원 신종감염병 중앙임상위원회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인구의 60%가 집단면역을 가져야 종식될 수 있기 때문에 ‘장기전’에 대비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어 “인구집단 면역을 일시적으로 끌어올리는 방법은 예방접종밖에 없는데 코로나19 백신이 나오려면 12개월은 기다려야 한다”고 밝혔다.

또 “최근 국내 확진자 발생 증가세가 한풀 꺾였지만, 김염병의 특성상 가을철에 ‘대유행’이 찾아올 가능성이 있어 병상, 의료장비 2등 대비에 나서야 한다”고 권고했다.

국립중앙의료원 신종감염병 중앙임상위원회는 23일 서울 중구 국립중앙의료원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같이 밝혔다.

중앙임상위는 “코로나19 유행은 어떤 정책을 선택하더라도 메르스처럼 종식시킬 수 없다”고 설명했다.

오명돈 중앙임상위원장은 “면역력을 60% 이상 일시에 끌어올릴 방법은 예방접종밖에 없고 정부는 코로나19 궁극무기인 백신 개발에 적극 나서야 한다”고 촉구했다.

코로나19 재생산지수를 2.5라고 가정하면 인구의 60%가 (코로나19) 면역력을 가졌을때 비로소 확산 멈추게 되는데, 면역을 가질 수 있는 방법은 예방주사나 감염 후 회복돼 자연면역 획득, 2개 방법 밖에 없기 때문이라는 게 오 위원장 설명이다. 재생산지수는 감염자 1명당 새 환자를 발생시키는 수치를 의미한다.

오 위원장은 백신이 없을 기간에 대한 대비도 주문했다. 호흡기질환은 날씨가 따뜻해지면 유행이 잦아들기 때문에 여름까지 코로나19 확산이 줄어도 가을에 다시 유행할 수 있기 때문이다. 오 위원장은 “1918년 스페인독감의 경우 봄의 1차 유행보다 그해 가을철에 다섯배 더 큰 2차 유행이 온 것으로 유명하다”며 예를 들기도 했다.

그는 “(사회적 거리두기) 억제를 풀면 스프링이 다시 튀듯 유행이 다시 시작할 수 있는 문제가 있다”며 4월 6일로 다가온 초·중·고교 개학 후 환자가 다시 늘어나면서 가을에 유행이 다시 찾아올 수 있다고 예견했다.

그는 “지금까지 정부 방역정책은 억제책이다. 막고 찾아내며 번진 것까지 솎아 없애버리고, 사람과 사람 사이 2m 거리 두고 바이러스 확산되지 않는 정책을 써 왔다”면서도 “그 결과 국내 코로나19 유행은 어느 정도 안정적으로 컨트롤 됐으나 모든 방역조치를 총동원한 억제정책은 계속하기 어렵다는 한계가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당장 개학을 언제까지 미루느냐는 한계가 우리 앞에 놓여 있다”면서 “백신이 나오기까지 수개월이 걸리는데 억제정책을 일부 완화할지 또는 유지할지 선택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이어 “장기전에 대비해 학급에서 학급으로, 학년에서 학년으로, 학교에서 학교로 전파되지 않도록 미리 방역계획을 세워야 한다”고 교육당국에 당부했다.

국립중앙의료원은 감염병전문병원 설립의 필요성도 언급했다. 정기현 국립중앙의료원장은 “코로나19 사태에서 국립중앙의료원의 역할이 확대된 것은 임시적 성격인 만큼 중앙감염병병원 설치의 신속 추진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코로나19 등 감염병 환자치료로 다른 질환 환자의 진료가 미뤄지는 상황을 방지하기 위해서 감염병전문병원이 필요하다는 것이 국립중앙의료원의 입장이다. 방지환 중앙감염병병원운영 센터장은 “치명률이 0.2~2%인 코로나19 환자가 방문했다는 이유로 응급실이 폐쇄되면 치명률이 10%인 심근경색 환자가 치료를 받지 못한다”며 “(감염병 환자와 비감염병 환자가) 다른 트랙으로 검사와 진료를 받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감염병전문병원 설립이 어려운 이유가 주민 반대”라며 “실외에서는 마스크 필요 없을 정도로 감염 확률이 낮기 때문에 감염병전문병원이 생겨도 지역주민이 감염될 일은 없다”고 단언했다.

중앙임상위는 또 국내 임상 중인 코로나19 치료후보제 중 에볼라 치료제인 렘데시비르(Remdesivir)의 효과가 가장 좋다는 경과도 밝혔다.

방지환 중앙감염병병원운영센터장은 “미 제약회사 길리어드의 렘데시비르, 에이즈 치료제 칼레트라(Kaletra), 말라리아 치료제 클로로퀸(Chloroquine)과 하이드록시-클로로퀸(Hydroxy-Chloroquine)을 임상 중이다”면서 “치료 후보제 중 가장 각광을 받는 약품은, 동물실험에서 가장 효과가 좋았던 게 렘데시비르”라며 “서울대병원 등에서 임상시험 중”이라고 밝혔다.

다만 “급한대로 동물실험을 거쳐 쓰는 약이지 사람에게 증명된 바는 없다”며 “중국에서 임상연구가 있었고 저희도 몇몇 후보물질에 대해서 임상연구를 하고 있다”고 전했다.

오 위원장은 다만 효과가 있다고 해서 바로 환자들에게 투여해 쓰기에는 안전성이 검증되지 않았다는 점을 덧붙였다.

중앙임상위는 코로나19 치료와 관련해서는 “이 병의 80%는 가볍게 지나가기 때문에 특별 치료제가 없더라도 걱정할 필요가 없다”고 밝혔다. 오 위원장은 “적절한 치료를 받을 수 있느냐에 대해 걱정이 많은 것 같은데, 많은 환자는 가볍게 앓거나 항바이러스 없이도 잘 지나간다는 점을 강조한다”고 설명했다. 기저질환이나 노환이 없을 경우 다른 폐렴에서 보이는 것보다 더 잘 낫는다는 설명이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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