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번방’ 피해자 “강압적 엽기행위 요구…평생 감옥서 썩었으면” 울분

  • 동아닷컴
  • 입력 2020년 3월 24일 10시 01분


아동 성착취 동영상을 인터넷 메신저 텔레그램방에서 공유한 이른바 ‘n번방’ 사건의 피해자라는 이가 ‘박사’라는 가명으로 방을 운영한 조주빈 씨(25)의 엄벌을 촉구했다.

2018년 중학생 시절 사건에 휘말리게 됐다는 A 씨는 24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와의 인터뷰를 통해 “(조 씨 등이) 감옥에서 평생 썩었으면 좋겠다. 어차피 나와서 그 사람이 반성한다는 보장도 없다”며 울분을 토했다.

A 씨는 “그때 생활비가 많이 부족한 상황이어서 선택지가 아예 없었다. 여러 곳을 찾아보다가 어플이라는 걸 찾게 되었고, 그걸 하다가 스폰서 알바해 볼 생각 없냐고 어떤 분께 채팅이 왔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이어 “얘기를 좀 하다가 텔레그램으로 이동을 하자고 했다. 돈을 보내줄 테니 계좌를 달라 했다. 힘든 상황이었기 때문에 일단은 보내고 보자라는 심리였던 것 같다”며 “주식 사진이랑 돈 사진을 보내주더라. 주식을 빼가는 데 5일이 걸리니까 믿고 기다려달라는 식으로 얘기를 하더라”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몇 분 뒤에 자기가 휴대전화를 선물해 줄 테니까 주소랑 번호를 알려달라고 했다. 그때는 이 사람에 대한 신뢰가 있었기 때문에 그냥 무심코 알려줬었다”고 말했다.

가해자들은 처음엔 신체 모습이 담긴 사진을 요구하다가 이후 점점 수위를 높였다. A 씨는 “부담스러우니까 만나서 돈 받고 하면 안되냐고 했다. 그러니까 선물까지 사줬는데 그런 것도 못 해주냐고. 약간 말투가 강압적이었다”며 “엽기적인 플레이. 교복을 입어 달라. 교복을 입은 다음 스타킹을 입은 다음 찢어 달라. 학용품 같은 것을 사용해 달라. 이런 얘기를 계속했다”고 했다.

얼굴과 개인정보까지 넘긴 상태였기 때문에 A 씨는 협박이 두려워 지시에 따를 수밖에 없었다고 했다. 그는 “그때부터 조울증도 생기고 우울증도 생기고 한동안 집 밖에도 못 나가고 스토킹 당하는 기분이 들었다. 밖에 나갈 때도 누가 알아보면 안 되니까 여름날에도 완전 꽁꽁 싸맸다”고 토로했다.

A 씨는 피해자 중에선 성인보다 미성년자가 더 많을 것으로 예상했다. 그는 “엄청 많을 거다. 스폰서 알바를 구한다는 채팅이 엄청 많이 올라온다. 제일 충격적이었던 건 열 살짜리 애한테 몸 사진을 보내주면 기프티콘 5만 원짜리를 주겠다는 것이었다”고 말했다.

또 다른 피해자들에겐 증언을 촉구했다. A 씨는 “이제야 이 사건이 수면 위로 올라오는데 용기를 안 내면 다시 가라앉을 수 있다. 가해자들이 강력한 처벌을 받을 수 있게 용기를 내주시면 너무 감사할 것 같다”고 했다.

윤우열 동아닷컴 기자 cloudancer@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댓글 0

오늘의 추천영상

지금 뜨는 뉴스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