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틀간 걸러낸 유럽발 입국자 확진 벌써 19명…다급해진 미국발 검역

  • 뉴스1
  • 입력 2020년 3월 24일 11시 36분


지난 23일 인천국제공항 1터미널에서 독일 프랑크푸르트발 여객기를 타고 입국한 승객들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진단 검사를 받기 위해 줄지어 서있다. /뉴스1 © News1
지난 23일 인천국제공항 1터미널에서 독일 프랑크푸르트발 여객기를 타고 입국한 승객들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진단 검사를 받기 위해 줄지어 서있다. /뉴스1 © News1
정부가 유럽발 입국자에 대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진단검사 의무화를 시행한지 이틀 동안 확진자 19명이 발생했다. 지난 22~23일 입국자는 모두 2647명으로 아직 1309명의 검사 결과가 나오지 않은데다, 입국자 검사는 매일 시행되는 만큼 앞으로 확진자 수는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검역강화로 유럽발 입국 확진자는 사실상 정부의 방역 통제범위에 들어온 상태이다. 하지만 유럽처럼 확진자가 폭증하고 있는 미국이 빈틈이 될 수 있다는 지적이 계속해서 나오고 있다. 유럽발 입국자에 대해선 전원 진단검사를 통해 무증상 감염자도 찾아내고 있지만, 미국발 입국자는 유증상자만 검사하고 있다. 정부는 미국 등 다른 국가에 대해서도 검역강화를 검토 중으로 곧 관련 방안을 발표하겠다는 계획이다.

24일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에 따르면, 유럽발 입국검역 시행 첫 날인 지난 22일에는 입국자 1444명이 진단검사를 받았고, 이 중 24일 오전 9시까지 19명이 확진판정을 받았다. 유증상자 152명 중 11명, 무증상자 1292명 중 8명이다. 이 가운데 무증상자로 분류된 사람 중 106명이 검사결과를 기다리고 있다. 확진자 19명은 이 날 중앙방역대책본부가 24일 0시 기준으로 밝힌 입국검역 추가 확진자 20명에 상당 수 포함된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둘째 날인 23일에는 1203명이 입국했다. 이 중 유증상자는 101명, 무증상자 1102명으로 분류돼 각각 진단검사를 받고 있어 아직 결과는 나오지 않은 상태다.

정부는 지난 22일 0시부터 유럽발 입국자에 대해 전원 ‘코로나19’ 진단검사를 실시하고 있다. 유증상자의 경우 인천공항 인근 임시격리시설로, 무증상자는 임시생활시설로 입소한다. 이후 실시한 검사에서 ‘양성’이 확인된 사람은 인근병원으로 이송되고 ‘음성’이면 14일간 자가격리 또는 강화된 능동감시를 받는다.

윤태호 중앙사고수습본부 방역총괄반장은 이 날 오전 정례브리핑에서 “유럽발 입국자의 경우 음성판정을 받았더라도 잠복기를 고려해 일부 단기체류 외국인을 제외하곤 대다수 14일간 자가격리를 실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미국도 최근 확진자 수가 폭증하면서 국내 유입 가능성도 커지고 있다. 이에 따른 대처가 하루 빨리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23일(현지시간) 세계 통계사이트 월드오미터에 따르면 미국은 ‘코로나19’ 확진자 수가 전날보다 9205명 폭증하며 4만2751명으로 늘었다. 중국과 이탈리아에 이은 세계 3위다.

우리나라는 유럽을 제외한 다른 국가들과 마찬가지로 미국 입국자에 대해선 유증상자만 검사를 실시하는 특별입국절차를 진행 중이다.

그러나 유럽 못지 않게 미국발 입국자에서 확진자가 적잖게 나오고 있다. 방대본이 24일 0시 기준으로 밝힌 입국검역 과정을 포함한 전체 해외발 국내 유입 확진자 수는 이번 주만 총 36명이다. 이 중 미주지역이 12명으로 출발지가 미국 혹은 콜롬비아·미국 경유만 있어 사실상 미국 비중이 크다.

미국발 입국자 중 확진자가 처음 발생한 지난 주의 경우 미주지역(미국·캐나다·콜롬비아)발 확진자 수가 16명이었다. 여기엔 상당 수가 내국인이지만 미국인도 1명 포함됐다.

이는 미주발 입국자 전원 진단검사를 시행하지 않고도 발생한 숫자인 만큼, 빈틈을 통해 국내 유입된 확진자가 상당 수 있을 것이란 추측이 가능하다. 유럽발 입국자 진단검사 과정을 보더라도 무증상자 중에 확진자가 상당 수 발생했다는 점이 이를 뒷받침한다.

이에 대해 윤태호 방역총괄반장은 “미국 등 다른 국가들에 대해서도 현재 유럽 수준으로 전수검사를 할지 등에 대해 신속히 결정할 것”이라며 “곧 발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한편 유럽발 입국자들은 현재 입소시설에서 만 하루인 24시간을 대기하고 있다. 실험실에서 진단검사를 하는데 소요되는 시간은 6시간 내외이지만 검체 채취, 운송 등을 포함하면 결과 통보까지 1일 정도 걸린다. 현재 국내 진단검사 기관은 질병관리본부와, 검역소 4곳, 보건환경연구원 18곳, 민간기관 95곳 등을 포함해 총 118개다.

정부는 입국자들에 대한 검사역량 한계를 고려해 검사시설을 확충 등 방안을 검토 중이다. 또 25일부터 인천국제공항에 ‘도보 이동형(워킹스루)’ 선별진료소 40개를 설치하기로 했다. 기존 검사법보다 6~7배정도 검사속도가 빠르다. 워킹스루는 환자가 부스 안에 들어가고, 의료진은 밖에서 부스에 설치된 글러브에 팔을 넣어 검체를 채취하는 방식이다. 워킹스루는 부스 여러 개가 나란히 붙어있는 구조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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