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스크 사려고 8억6000만 원 입금했는데…알고보니 사기꾼

  • 동아일보
  • 입력 2020년 3월 24일 11시 38분


강원경찰 업체 사칭해 대금 가로챈 일당 검거
업체에 한전 명의 가짜 공문 보내 전화 착신 수법

강원지방경찰청은 마스크 생산업체를 사칭해 구매대금 8억6000만 원을 가로챈 일당 가운데 주범인 A 씨(59)를 사기혐의로 구속했다고 24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A 씨는 지난달 강원 동해에 있는 마스크 생산업체를 사칭해 B 씨(40)로부터 마스크 24만8000개를 주문받아 구매대금 3억3000만 원을 편취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은 사건이 발생한 지난달 19일 서울 영등포에서 공범 C 씨(66)를 붙잡아 송치했고, 도주한 A 씨 검거에 수사를 집중해왔다.

경찰 수사 과정에서 이들이 같은 날 부산의 마스크 제조업체를 사칭해 피해자 D 씨(41·여)로부터 마스크 구매대금 5억3000만 원을 가로챈 사실도 드러났다.

이들은 마스크 생산업체의 전화가 자신들에게 착신되도록 하는 수법을 썼다. 마스크 생산업체에 한전 명의로 ‘고압선 공사로 전화가 단절될 수 있으니 사업에 피해가 없도록 회사 전화를 070-○○○○-○○○○로 착신을 변경하라’는 공문을 보냈다.

업체 관계자는 의심 없이 해당 번호로 착신을 변경했고 사기범들은 구매 전화를 받아 입금을 유도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확산으로 마스크 품귀 현상이 나타나자 도매상들이 선입금 요구도 거절하지 않는 심리를 악용한 셈이다.

경찰은 이들의 수법이 보이스피싱 범죄와 유사한 것으로 판단하고 보이스피싱 조직의 개입 여부도 수사하고 있다.

강원지방경찰청 관계자는 “마스크 거래 시 대금을 지급하기 전에 업체 계좌번호와 세금계산서 등을 확인하고, 금액이 클 경우에는 업체를 직접 방문하는 것이 좋다”며 “공공기관을 사칭해 전화 착신을 유도하면 사기일 가능성이 높다”고 주의를 당부했다.

춘천=이인모 기자 iml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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