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 보호대 한 조주빈 “악마의 삶 멈추게 해줘서 감사”

  • 동아닷컴
  • 입력 2020년 3월 25일 08시 03분


텔레그램 성착취 대화방 운영자 조주빈이 25일 오전 서울 종로경찰서에서 검찰로 송치되고 있다. 송은석 기자 silverstone@donga.com
텔레그램 성착취 대화방 운영자 조주빈이 25일 오전 서울 종로경찰서에서 검찰로 송치되고 있다. 송은석 기자 silverstone@donga.com
보안메신저 텔레그램에서 이른바 ‘박사’라는 가명으로 아동 성 착취 동영상 등을 유포한 조주빈(24)이 25일 언론사 카메라 앞에 모습을 드러냈다. 조주빈은 “피해를 준 모든 분들께 사죄드린다”고 말했다.

조주빈의 얼굴 공개는 전날 경찰이 신상공개위원회를 열어 ‘성폭력 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제25조에 따라 신상정보를 공개하기로 결정하면서 이뤄졌다.

조주빈의 얼굴은 이날 오전 8시경 검찰에 송치되는 과정에서 공개됐다. 종로경찰서를 빠져나온 조주빈은 목에 보호대를 한 모습이었다.
송은석 기자 silverstone@donga.com
송은석 기자 silverstone@donga.com

조주빈은 취재진 앞에서 “멈출 수 없었던 악마의 삶을 멈춰 주셔서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조주빈은 ‘유포 혐의를 인정하느냐’, ‘범행을 왜 저질렀나’, ‘걸리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했나’, ‘죄책감 안 느껴지셨나’ 등의 물음에 묵묵부답으로 일관한 채 준비된 차량을 타고 빠져나갔다.

그간 신상정보 공개는 잔혹한 살인을 저지른 고유정·이영학 등 흉악범들을 대상으로 이뤄져왔다. 조주빈의 신상 공개는 성폭력처벌법에 근거한 첫 사례다.

신상공개위원회는 조주빈의 얼굴을 공개하기로 한 이유에 대해 “피의자의 신상공개로 인한 피의자 인권 및 피의자의 가족·주변인이 입을 수 있는 2차 피해 등 공개 제한 사유에 대해서도 검토했으나, 피의자는 불특정 다수의 여성을 노예로 지칭하며 성 착취 영상물을 제작·유포하는 등 범행 수법이 악질적·반복적”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아동 청소년을 포함하여 피해자가 무려 70여명에 이르는 등 범죄가 중대할 뿐 아니라 구속영장이 발부되고 인적·물적 증거가 충분히 확보됐다”며 “국민의 알권리, 동종범죄의 재범 방지 및 범죄 예방 차원에서 공공의 이익에 부합하는지 여부를 종합적으로 심의하여 피의자의 성명·나이·얼굴을 공개하기로 결정했다”고 덧붙였다.

조주빈은 텔레그램에 유료 대화방을 만든 뒤 2018년 12월부터 올해 3월까지 여성들의 성 착취 동영상 등을 올려 수익을 챙긴 혐의를 받는다.

조주빈은 돈벌이를 목적으로 n번방을 모방해 박사방을 만든 것으로 알려졌다. 박사방을 만들면 불특정 다수에게서 많은 돈을 벌 수 있다고 판단해 범행을 저질렀다고 한다.

조주빈은 소셜미디어나 채팅 애플리케이션 등을 통해 ‘고액 알바’ 모집 글을 올려 피해자를 유인한 것으로 파악됐다.

조주빈은 경찰 조사에서 “n번방을 보고 아이디어를 얻어서 박사방을 만들었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조주빈은 19일 구속됐다.

정봉오 동아닷컴 기자 bong08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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