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친구의 거짓말에 속아 그녀의 지인을 폭행해 숨지게 한 혐의를 받는 20대 남성이 항소심에서도 징역 6년을 선고받았다.
이 남성을 부추겨 폭행에 공모한 혐의를 받는 여자친구 역시 1심에서 실형을 받고 항소심 선고를 앞두고 있다.
28일 법원에 따르면 서울고법 형사7부(부장판사 성수제)는 전날 상해치사 혐의를 받는 A(24)씨의 항소심 선고공판에서 쌍방의 항소를 모두 기각하고 A씨에게 원심과 같은 징역 6년을 선고했다.
A씨는 연인사이인 B(24·여)씨와 공모해 지난해 3월 B씨의 지인인 남성 C씨를 둔기로 수차례 폭행해 숨지게 한 혐의로 지난해 1심에서 징역 6년을 선고받았다. A씨와 검사는 1심 선고 이후 각각 양형부당으로 항소장을 제출했다.
항소심 재판부는 “A씨는 그 죄질 및 결과가 중해 엄한 처벌이 필요하다”면서도 “함께 기소된 B씨가 선고받은 형을 보면 A씨의 형은 약하지 않다”고 판단했다. 또 “A씨에게 다른 형사처벌 전력이 없다는 점 등을 고려해 원심 판결을 유지한다”며 양측의 항소를 모두 기각했다.
한편 B씨는 A씨가 범행을 저지르도록 부추기고 함께 폭행에 가담한 혐의로 따로 기소돼 1심에서 징역 7년을 받기도 했다.
A씨는 지난 2018년 2월 길거리에서 만난 B씨와 교제를 시작한 뒤 수도권 일대 모텔을 전전하며 동거생활을 한 것으로 조사됐다. 그런데 그해 연말 B씨가 인터넷에서 알게 됐다는 동갑내기 남성 C씨를 데려와 같은 모텔에 머물기 시작하면서 문제가 불거졌다고 한다.
A씨가 이를 불편해하자 B씨는 “C씨가 깡패의 사주를 받아 나를 감시하고 내 아버지의 회사를 망하게 하려 한다”는 거짓말로 A씨를 속여 폭행을 부추긴 것으로 파악됐다. B씨는 깡패들이 실제 범행을 진행 중인 것처럼 휴대전화 메신저 대화 내역까지 가짜로 만들어 보여준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1심은 “A씨는 B씨가 꾸며낸 말과 가상의 대화내용에 속아 이를 막으려 폭행을 저질렀기 때문에 범행동기는 다소 참작할 점이 있다”면서도 “둔기로 무자비하게 C씨를 폭행했고 119에 신고하거나 병원에 데려가지 않아 숨지게 한 점은 불리한 정상이다”고 설명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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