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해외에서 입국한 서울 강남구 도곡동 타워팰리스 거주자 3명이 잇따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양성 판정을 받았다. 28일 하루 서울에서 발생한 코로나19 확진자 22명 중 60%가 넘는 14명이 해외에서 입국한 사례로, 최근 해외 유입 확진자가 전국적으로 계속 늘면서 400명을 넘어섰다. 강원에서는 최근 확진자 6명 전부가 해외 유입 감염자였다. 정부가 4월 1일부터는 내외국인을 가리지 않고 모든 해외 입국자를 2주간 격리하기로 결정한 것도 이 같은 해외 유입 확진자 증가 추세를 반영한 조치다.
강남구에 따르면 타워팰리스 거주자 A 씨(24·여)가 28일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 미국 유학생인 A 씨는 미국 내에서 코로나19가 빠른 속도로 확산하면서 다니던 학교가 휴교에 들어가 25일 귀국했다. 입국 후 자가 격리 중이던 A 씨는 27일 강남구보건소에서 검사를 받았다.
타워팰리스에 거주하는 B 씨(44) 모녀도 28일과 29일 각각 확진 판정을 받았다. B 씨는 영국에서 유학 중인 초등학생 딸(9)과 함께 18일 국내로 들어왔다. B 씨는 고열과 오한, 근육통 등 증상이 나타나 27일 검사를 받았다. 국내에 있던 B 씨 남편(44)도 감염된 것으로 29일 확인됐다. 이로써 타워팰리스 거주 확진자는 4명이 됐다. 강남구는 A 씨와 B 씨 가족이 거주하는 서로 다른 동의 출입구와 엘리베이터, 주차장 등을 방역하고 31일까지 해당 동 입주민 전체를 대상으로 코로나19 검사를 진행하기로 했다.
○ 해외 유입 확진자 7일 새 3배 이상으로 늘어
서울뿐 아니라 인천을 포함한 수도권과 강원, 전북 등에서도 해외 유입 확진자가 잇따라 발생하면서 29일 0시 기준 412명(외국인 35명)으로 늘었다. 22일 123명이던 해외 유입 확진자가 일주일 새 3배 이상으로 증가한 것이다. 국내 전체 확진자 9583명의 4.3%에 해당하는 수치다. 28일 하루 신규 확진된 105명 중 해외 유입 관련 사례는 41명으로 39%였다.
인천에서는 28일 하루에만 해외 유입 확진자가 6명이나 나왔다. 이날 인천 부평구의 23세 남성이 코로나19 양성 판정을 받았다. 교환학생으로 독일 베를린에서 공부하던 이 남성은 20일 귀국한 뒤 28일 부평구보건소 선별진료소에서 확진 판정을 받았다. 미국 시애틀과 피닉스, 라스베이거스 등지로 출장을 다녀온 중구의 C 씨(38) 부부도 감염됐다. 29일엔 서구에 거주하는 20세 여성이 확진 판정을 받았는데 이 여성은 올해 1월부터 이달 20일까지 아일랜드에서 어학연수를 하다 21일 귀국했다. 아일랜드 현지에서 이 여성과 함께 방을 썼던 경기 군포시 거주 어학연수 여성은 앞서 감염됐다.
강원도에서는 최근 확진 판정을 받은 6명이 모두 해외에서 입국한 내국인이었다. 24∼29일 춘천에서 3명, 강릉 속초 인제에서 각각 1명이 감염됐다. 강원 지역에서는 17일 30번째 확진자가 나온 뒤로 감염 사례가 한동안 없다가 해외 유입 확진자가 잇따라 발생한 것이다. 28일 춘천에서는 A 씨 부부가 확진 판정을 받았다. 지난해 11월 필리핀으로 출국했던 부부는 18일 귀국했다. 28일과 29일 이틀 동안 전북에서도 3명의 감염자가 나왔는데 모두 해외 유입 확진자다.
○ ‘강남 3구’ 절반 이상이 해외 유입 확진자
강남, 서초, 송파구 등 서울 강남 3구는 해외 유입 확진자 비율이 특히 높았다. 최근 귀국한 해외 유학생 등이 이 지역에 많이 거주하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강남 3구 전체의 코로나19 확진자는 67명인데 이 가운데 해외 유입 감염 사례는 38명으로 56.7%다. 강남구가 17명, 서초구 10명, 송파구 11명이다. 서울시 전체 확진자(413명) 중 해외 유입 감염자(112명) 비율 27.1%에 비하면 2배 이상으로 높은 비율이다. 서울 지역 해외 유입 확진자 중 유학생은 모두 23명인데, 이 중 약 70%인 16명이 강남 3구에서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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