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원우팀’ 파견 수사관 스마트폰, 이스라엘 장비 동원해 잠금해제
사망 120일만에 본격 포렌식 작업… ‘울산시장 선거’ 물증 나올지 주목
청와대의 울산시장 선거 개입 의혹 사건에 연루돼 검찰 출석 당일 숨진 이른바 ‘백원우팀’의 청와대 파견 검찰수사관 A 씨의 아이폰 비밀번호가 30일 풀렸다. 지난해 12월 2일 검찰이 아이폰에 대한 잠금해제를 시도한 지 119일 만이다.
대검찰청 디지털포렌식센터는 30일 오전 이스라엘 정보보안업체 셀레브라이트의 포렌식 장비를 이용해 A 씨의 아이폰 비밀번호를 해제하는 데 성공했다. A 씨는 2017년 구입한 아이폰X 기종을 청와대 근무 때부터 숨지기 직전까지 사용했다.
A 씨의 아이폰X는 알파벳이나 특수기호가 포함되지 않은 6자리 숫자 비밀번호로만 잠금을 풀게 설정돼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경우의 수에 따라 최대 100만 가지 비밀번호를 입력해봐야 잠금을 해제할 수 있다. 그런데 통상 아이폰은 비밀번호를 5차례 잘못 입력하면 다음 입력까지 1분을 기다려야 하고, 9차례 틀린 뒤로부터는 1시간을 기다려야 하거나 데이터 자체가 초기화된다. 이론상 모든 경우의 수를 다 입력해보려면 114년이 걸릴 수도 있다. 대검은 셀레브라이트의 장비를 이용해 이 기간을 단축한 것으로 보인다. 비밀번호를 잘못 입력해도 재입력 대기 시간을 줄여주는 방식이다.
A 씨는 2018년 울산시장 선거를 앞두고 당시 백원우 대통령민정비서관실 소속으로 울산에 내려가 김기현 당시 울산시장 관련 경찰의 수사 상황을 점검했다는 의혹을 받다가 지난해 12월 1일 지인의 오피스텔에서 극단적인 선택을 했다. 서울 서초경찰서는 오피스텔에서 A 씨의 아이폰을 발견해 변사 사건의 사인 등을 수사했지만 검찰은 선거 개입 사건 수사를 위해 압수수색 영장을 제시하고 A 씨의 아이폰을 확보했다. 이후 경찰이 ‘변사 사건 수사를 위해 필요하다’는 이유로 아이폰 압수수색 영장을 신청했으나 검찰이 모두 기각했다.
검찰은 앞으로 A 씨의 아이폰 저장 내용 등을 추가로 분석해 선거 개입 의혹 사건과 관련한 증거가 있는지를 파악할 예정이다. 아이폰에는 A 씨가 청와대 관계자와 나눈 대화 내용이 구체적으로 담겨 있을 가능성이 커 검찰이 국회의원 총선거 이후 수사를 재개할 선거 개입 사건의 스모킹건이 될 수 있다는 관측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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