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들한테 기부할 돈을 모으려고 10년째 곗돈을 넣고 있어요. 학생들한테서 받은 행복을 돌려줄 때 더 행복합니다.”
서울 성북구 고려대 법대 후문에서 35년째 하숙집을 운영해 온 최필금 씨(66·여·사진)가 3월 31일 고려대에 1억 원을 쾌척했다. 2010년, 2016년에 이어 세 번째다. 최 씨는 이날 기부를 위해 4년간 매달 200만 원씩 곗돈을 모았다고 한다.
최 씨는 이날 오후 3시경 고려대 본관에서 열린 기부식에서 “하숙집 주인으로 30년 넘게 일하며 수천 명 넘는 아들딸들을 만날 수 있었다”면서 “자식 같은 학생들에게 ‘꿈이 있다면 무엇이든 이룰 수 있다’고 말해주고 싶다”고 했다.
최 씨가 고려대 인근에서 하숙집 문을 연 건 1985년. 남의 집 방 다섯 칸을 빌려 학생 10명과 남편, 아이 둘까지 살갗을 맞대고 살았다. 힘겨웠지만 학생들 방을 따뜻하게 데우고 맛있는 밥 한 끼 해주는 돈은 아낀 적이 없다고 한다. 그는 “나는 못 배웠어도 어린 학생들은 배움의 꿈을 계속 이어가면 좋겠다”고 했다.
한 방에 다닥다닥 붙어 살던 하숙집은 이제 없다. 최 씨는 현재 최대 학생 100명을 받을 수 있는 원룸 건물 3채를 지었다. 최 씨는 건물 1층에서 식당을 운영하며 학생들에게 아침저녁을 먹인다.
최 씨가 운영하는 식당과 하숙의 이름은 ‘유정(有情)’. 최 씨는 “내가 학생들한테 줄 수 있는 게 따뜻한 정이 담긴 밥 한 끼 아니냐. 그래서 이름을 ‘유정’이라 지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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