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걱세-신경민 의원실, 희망고교 유형별 조사
영재학교 희망 중3 25%, "월 300만원 넘게 써"
일반고 교사 84.2% "고교 서열화에 문제 있다"
전국단위 선발 자율형사립고(자사고) 진학을 희망하는 중학교 3학년 열에 일곱은 사교육비를 월 100만원 이상 쏟는 것으로 나타났다. 영재학교 진학 희망자는 4명 중 1명이 사교육에만 월 300만원 이상을 쓰는 것으로 조사됐다.
교육시민단체 사교육걱정없는세상(사걱세)는 2일 더불어민주당 신경민 국회의원실과 공동으로 조사한 이 같은 내용의 ‘희망 고교 유형별 중·고교 사교육 실태’를 발표했다. 설문은 지난해 12월부터 올해 1월까지 전국 163개 일반중 3학년 3470명, 151개 일반고 및 112개 자사고·외고·국제고·과학고·영재학교 2학년 5112명을 대상으로 이뤄졌다.
조사 결과 중3 가운데 월평균 100만원 이상 사교육비를 지출한다고 밝힌 학생 비율이 가장 높은 경우는 전국단위 자사고 희망자로 69.0%였다. 이는 일반고 진학 희망자의 4.7배다. 150만원~200만원 구간의 응답이 27.6%로 가장 높았다.
일반고 진학 희망 중3 학생 중에서는 사교육에 월 100만원을 넘게 쓴다고 답한 경우가 14.8%에 그쳤다. 50만원~100만원을 쓴다는 학생이 31.7%로 가장 많았다.
다른 학교를 지망한다고 밝힌 중3 학생 가운데 사교육에 매달 100만원을 넘게 쓴다고 밝힌 경우는 ▲영재학교 62.5% ▲과학고 50% ▲광역단위 자사고 37.7% ▲외고·국제고 37.7% 순으로 나타났다.
특히 영재학교 진학을 희망한다고 답한 중3 학생 25%는 매달 사교육에만 300만원을 넘게 쓰는 것으로 나타났다. ‘매월 300만원 이상’ 응답자의 비율이 가장 높았던 경우도 영재학교 진학 희망자다.
해당 학교에 진학한 고2의 경우, 매월 사교육에 100만원 이상을 지출한다고 답한 비율은 ▲영재학교 55.8% ▲광역단위 자사고 43.9% ▲과학고 39.3% ▲외고·국제고 20.1% ▲전국단위 자사고 17.7% ▲일반고 13.3% 순으로 나타났다.
사교육 참여 시간도 차이를 보였다. 중3의 경우 ‘주당 14시간 이상 사교육을 받고 있다’는 응답은 지망하는 학교별로 ▲전국단위 자사고 79.3% ▲영재학교 62.5% ▲광역단위 자사고 60.4% ▲과학고 55% ▲외고·국제고 54.1% ▲일반고 34.6%로 나타났다.
오후 10시 이후 이뤄지는 심야 사교육을 받는 중3은 영재학교(62.5%), 과학고(50%) 희망자의 경우 절반을 넘었다. 전국단위 자사고(48.3%), 외고·국제고(36.1%), 광역단위 자사고(24.5%) 희망자도 일반고 20.8%에 비해 높았다.
이 같은 결과에 대해 사걱세는 “수직적으로 서열화 돼 있는 고교체제 및 고입전형이 고액 사교육을 유발하는 등 불평등과 양극화를 조장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사걱세와 신경민 의원실은 중3, 고2를 맡고 있는 교사 1461명을 대상으로도 설문을 진행했다. 그 결과 교사 75.6%(1104명)가 “고교서열화에 문제가 있다”는 입장을 나타냈다. 특히 일반고 교사 84.2%가 동의해 전국단위 자사고 40%와 확연한 차이를 보였다.
응답교사 5명 중 4명 이상은 고교서열화로 사교육비로 인한 가계 경제 부담(87.1%), 대입결과 격차(80.9%) 문제가 빚어지고 있다고 답변했다. 자사고, 외고, 국제고의 일반고 전환에 찬성하는 교사는 전체 69.5%로 나타났다. 그러나 이 가운데서 전국단위 자사고 교사는 70%가 반대하는 것으로 조사돼 차이를 보였다.
교육부는 지난해 11월 고교서열화 해소 및 일반고 교육역량 강화 방안을 내놓고, 오는 2025년 전국 자사고, 외고, 국제고를 전부 일반고로 전환할 계획이다.
사걱세는 “교육부가 2025년 자사고, 외고, 국제고를 일반고로 전환하겠다는 정책 발표를 주도면밀하게 진행해야 한다”며 “필요한 협력을 아끼지 않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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