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치구마다 ‘거리 두기’ 아이디어… 구로구, 콘서트-마술공연 생중계
서초구, 노래교실 등 강좌 영상 제작… 송파구, 석촌호수 벚꽃 풍경 중계
서울시와 자치구들이 ‘사회적 거리 두기’로 야외 활동을 자제하는 주민들을 위해 다양한 온라인 프로그램을 제공하고 있다. 송파구는 벚꽃이 핀 석촌호수의 입장을 막는 대신 유튜브를 통해 현장 모습을 송출하고 있다. 유튜브
화면 캡처
1일 오후 서울 구로구 구민회관 대강당 무대. 마술사 이은재 씨가 경쾌한 음악에 맞춰 손수건 여러 장을 펴고 구기기를 반복했다. 그러다 양손 안에 들어가도록 완전히 뭉치고는 그 안에서 갑자기 무언가를 꺼내 들었다. 긴 깃대에 달린 과녁 모양의 커다란 깃발이었다. 평소라면 관객석에서 커다란 박수와 환호성이 터져 나왔을 터. 그러나 이날은 조용했다. 그 대신 이 모습을 실시간으로 중계하는 유튜브 댓글 창에 손바닥 박수 모양의 이모티콘이 쉴 새 없이 올라왔다. ‘멋지다’ ‘신기하다’ 같은 감탄사도 줄을 이었다.
이 공연은 구로구가 3일까지 진행하는 ‘집으로 배달 콘서트’의 일부. 첫날 가수 최성수, 이튿날 전자바이올린 연주자 주아에 이어 사흘째인 이날은 마술 공연을 선보였다. 봄날이 찾아왔지만 바깥나들이를 하지 못해 답답함을 느끼는 주민들을 위해 다양한 내용의 공연을 준비한 것이다. 관객이 따로 없이 진행돼 객석은 텅 비었다. 그럼에도 집이나 일터에서 유튜브 화면으로 생중계 장면을 지켜보는 주민들은 댓글로 소통하며 만족감을 드러냈다. 구로구 관계자는 “구청이 보유한 인터넷 방송국의 시설을 활용해 실시간 생방송을 진행했는데 평소보다 많은 분들이 영상을 재생하는 등 반응이 좋다”고 말했다.
구로구는 ‘집으로 배달
콘서트’라는 제목의 실시간 공연 중계를 하고 있다. 유튜브
화면 캡처서울시와 자치구들이 다양한 온라인 프로그램을 마련하며 주민들의 눈길 끌기에 나서고 있다. 이맘때면 원래 오프라인 행사가 줄을 잇는 시기지만 올해는 ‘사회적 거리 두기’가 한 달 가까이 이어지면서 대다수가 야외 활동을 자제해 온라인 콘텐츠 제공에 힘을 쏟는 분위기다. 서울시가 지난달 13일 유튜브 채널에 게시한 서울시립교향악단의 온라인 콘서트 실황은 현재까지 3만2000회 이상 조회되며 인기를 얻고 있다.
문화 프로그램을 영상으로 제공하는 자치구도 있다. 1월 말부터 각 자치구의 문화체육 관련 시설이 무기한 휴관에 들어가면서 이곳에서 열리던 다양한 강좌들도 ‘올 스톱’ 됐다. 서초구는 댄스, 스트레칭, 노래교실, 스마트폰 사용법 등 고령자에게 인기를 얻어온 오프라인 강좌를 영상으로 제작해 복지관 홈페이지 등을 통해 제공하고 있다. 강남구는 어린이들에게 도서를 추천하고 낭독해주는 팟캐스트 방송을 제작해 배포한다. 초중고교생이 직접 영상을 만들어 보는 ‘3분 영상 공모전’도 3일까지 열린다.
서울시는 시립교향악단의 온라인 연주 실황을 유튜브에 공개했다. 유튜브
화면 캡처강동구는 평소에 구에 설치된 아동자치센터 ‘꿈미소’를 찾았던 어린이들을 위한 콘텐츠를 마련했다. 꿈미소는 낮 시간에 경로당으로, 오후 4∼10시에는 어린이 및 청소년의 공간으로 활용돼 왔으나 현재 임시 휴관 중이다. 이에 따라 요리교실이나 댄스, 홈 트레이닝 등을 담은 동영상을 찍어 꿈미소 블로그와 페이스북에 게시한다.
일부 지자체는 이맘때 항상 진행되던 연례행사가 취소된 아쉬움을 조금이나마 해소하려는 취지의 프로그램을 마련했다. 송파구는 석촌호수 벚꽃축제를 취소하는 대신 ‘방구석 벚꽃 중계’라는 제목의 유튜브 방송을 준비했다. 12일까지 매일 1회 유튜브 ‘송파TV’ 채널에서 업로드되는 영상을 통해 벚꽃이 만개한 석촌호수 풍경을 생생하게 보여줄 예정이다. 마포구는 3일 오후 2시부터 1시간 동안 경의선숲길의 벚꽃들을 담은 ‘랜선 벚꽃여행’을 유튜브를 통해 생중계한다. 강북구는 4·19혁명의 의미를 되새기자는 의미를 담은 ‘4·19혁명 역사교과서’ 영상을 제작해 배포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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