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225개 시·군·구의 초·중·고 전체 해외 유학생 중 강남·서초·송파구 등 이른바 강남 3구 출신이 약 13%를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강남 3구는 전체 인구의 약 3%에 불과한데 인구 대비 해외 유학생 비율은 가장 높은 것이다.
해외에 유학생을 많이 보낸 강남3구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도 급증하고 있다. 강남 3구의 해외 관련 확진자 수는 서울 내 발생한 해외 확진자의 약 34%를 차지하고 있다. 유학생뿐만 아니라 동행하는 부모 등도 해외에 나갔다가 귀국하며 꾸준히 확진자가 나오고 있는 영향으로 보인다.
3일 한국교육개발원에 따르면 지난해 3월1일부터 지난 2월29일까지 1년간 해외로 ‘순수 유학’(인정유학, 미인정유학, 자비유학 등)을 떠난 초·중·고 학생 수는 9077명이며, 이중 강남 3구 출신은 1217명으로 약 13.4%를 차지했다. 유학생 7~8명 중 1명은 강남 3구 출신인 것이다.
가족 구성원 전체 또는 일부의 해외 파견(발령)으로 학생 또한 같이 해외에 나가게 된 ‘파견동행’ 학생 수는 총 7225명으로 이중 강남 3구 출신 학생은 1198명으로 16.6%를 차지했다.
순수 유학생과 파견동행 학생 수를 합치면 총 1만6302명이며 이중 강남 3구 출신은 2415명이다. 전체의 14.8% 해당하는 수치다.
전국 225개 행정 시·군·구별로 보면 순수 유학과 파견동행 수를 합친 수는 서울 강남구가 1034명으로 전국 1위를 기록했다. 뒤이어 서초구는 832명으로 4위, 송파구는 549명으로 7위였다.
또 최근 잇따라 해외 유입 확진자가 발생하고 있는 경기 용인·성남·고양시는 각각 2위, 3위, 5위 등을 기록했다.
이는 Δ인천 옹진군 Δ강원 태백시, 횡성·평창·화천·양양군 Δ충북 보은·괴산군 Δ충남 부여·청양군 Δ전북 진안·무주군 Δ전남 구례군 Δ경북 군위·의성·청송·영양·봉화군 Δ경남 고성·산청·합천군 등 21개 시·군에서 단 한 명의 유학생도 보내지 않는 것과 대조를 보인다.
정부는 최근 연이어 귀국하는 해외 유학생들을 예의주시하고 있는데, 해외 유학생 비중이 많은 강남 3구에서 확진자도 많이 발생하고 있는 모양새다.
이날 기준 강남, 서초, 송파구의 누적 확진자 수는 각각 45명, 29명, 29명 등 총 103명이다. 이중 해외 관련 확진자는 각각 27명, 18명, 13명 등 58명으로 56.3%를 차지한다.
특히 이날 기준 서울의 해외 관련 확진자는 총 170명인데, 강남 3구에서만 58명으로 34.1%를 차지했다.
인구 대비 확진자 수를 비교해도 유학생 비중이 높은 강남 3구에서 확진자가 많이 나왔다. 강남 3구의 인구는 약 155만명으로 서울 인구의 약 15% 수준이다. 다만 해외 관련 확진자 비중은 34.1%로 인구 대비 2배를 차지하고 있다.
해외 유입 확진자 수가 늘어나는 가운데 이들이 외출을 자제하고 2주간 자가격리해달라는 정부 지침을 지키지 않고 시내를 활보하는 등 일탈 사례도 속속 확인되고 있다.
지난달 25일 서울 강남구가 거주지인 미국 유학생 딸과 어머니 등 모녀는 코로나19 유증상에도 지난달 20일부터 4박5일간 제주도 여행을 떠난 사실이 밝혀지며 공분을 사기도 했다. 이들 모녀가 여행 기간 다닌 곳만 무려 20곳에 달했던 것으로도 확인됐다.
특히 정순균 강남구청장이 모녀와 관련 “선의의 피해자”라는 옹호 발언을 하며 여론이 더욱 악화됐다. 정 구청장은 지난달 29일 바로 사과문을 발표했지만 시민들의 분노는 가라앉지 않고 있다.
서울은 해외 관련 확진자 수가 급증하며 방역에 비상이 걸린 상황이다. 최근 잠실종합운동장에 워킹스루 선별진료소를 설치하는 등 분주하다.
나백주 서울시 시민건강국장은 지난 3일 “전수검사를 전 세계 입국자 대상으로 시행중”이라며 “검사 대상이 늘어나고 있어 시 전체적으로 검사와 선별진료소의 역량을 높여야 하는 측면이 있다는 걸 말씀드린다”고 했다.
정부도 해외발 입국자발 감염 확산을 막기 위해 지난 1일부터 모든 입국자들에 대한 검사 또는 격리를 시행하며 통제를 하고 있다. 오는 5일 종료 예정이던 강화된 ‘사회적 거리두기’도 안정기를 찾을 때까지 당분간 더 지속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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