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에서 확진자가 급증하면서 해외에 있는 한국인의 ‘귀국 러시’도 이어지고 있다. 직항 노선이 남아 있는 미국·유럽발 한국행 항공권 가격은 이미 폭등했고, 이번 주에는 정부에서 전세기를 투입해 호주, 뉴질랜드 등에서 발이 묶인 한국인들 2500여명의 귀국도 이뤄질 예정이다.
이런 가운데 국내 유학원이나 이민전문업체 등에서는 해외 거주 교민이나 유학생들의 한국 입국 문의가 이어지고 있다. 서울의 한 이민 전문 법률사무소 관계자는 “미국의 경우 현지 상황이 악화되다보니 유학생, 주재원 때문에 나간 분들의 상담이 주로 이뤄진다”며 “한국에 나와 있던 미국 영주권자들도 한국 체류를 연장하는 쪽으로 관련 문의가 들어온다”고 말했다.
서울 강남의 한 유학원 관계자는 “코로나 사태 전보다 관련 문의가 많이 늘었다”며 “해외에 나갈 계획을 보류하는 경우도 있고, 해외에서 한국으로 돌아오길 희망하는 분들도 있다”고 말했다.
해외에 나간지 얼마 되지 않은 학생들의 경우 학업 계획을 중도 포기하고 입국하는 경우도 있다. 어학연수를 전문으로 하는 한 유학원 관계자는 “미국, 캐나다, 호주 등 주로 영어권 국가에 나가있는 어학연수 학생들의 입국 문의가 늘었다”며 “대학 진학 계획을 포기하는 사례도 있다”고 말했다.
이는 어학연수를 비롯, 해외 인턴십 같이 단기체류 목적으로 나간 사례에서 주로 나타난다. 캐나다에서 어학연수를 하다 지난달 들어온 A씨(24)는 “현지에 기반이 잡혀 있는 상황이 아니라 오히려 돌아오기로 마음 먹었다”며 “코로나에 걸렸을 경우 의료도움을 받기도 쉽지 않을 거란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미국 동부에서 인턴쉽을 하고 있는 A씨(25)도 “현재 하고 있는 인턴쉽도 원래는 9월까지 일하기로 돼 있었는데 현지 상황이 워낙 안 좋다보니 이달까지만 일하기로 하고 한국행 비행기를 끊어놨다”며 “앞으로 다시 돌아갈 수 있을지는 모르겠다”고 말했다.
다만, 이미 해외에서 대학을 다니고 있는 유학생들이나 영주권을 취득한 이민자들의 경우 코로나19로 인한 ‘역이민’은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실제 서울 강남·종로 등 주요 유학원에서도 이미 해외에 정착한 교민들의 문의는 주로 일시 체류 목적으로 영구적인 정착과 관련된 것은 아니라는 설명이다.
미국 고교 진학을 전문으로 하는 한 유학원 관계자는 “문의는 많이 이어지고 있지만, 학업을 아예 포기하겠다는 건 아니”라며 “주로 한국 입국 절차와 입국 시 자가격리 등에 대해 묻는다”고 말했다.
또 다른 법률사무소 관계자는 “정규 유학생의 경우 학위를 마치지 못한 상황이고, 현지 상황상 기숙사 폐쇄 등 체류가 불가능하기 때문에 들어오려는 것”이라며 “이번 사태로 영주권이나 학업 포기 등 영구적인 결정을 쉽게 내리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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