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이 아니었다”…숭실대 교수 ‘폭행·폭언’ 제보 ‘봇물’

  • 뉴스1
  • 입력 2020년 4월 7일 14시 46분


숭실대학교 S교수가 카카오톡 단체 채팅방을 통해 학생들에게 폭언한 내용.(숭실대학교 에브리타임 캡처)/뉴스1
숭실대학교 S교수가 카카오톡 단체 채팅방을 통해 학생들에게 폭언한 내용.(숭실대학교 에브리타임 캡처)/뉴스1
온라인 공간에서 재직 중인 학교를 비하하는 발언을 해 논란을 부른 숭실대학교 교수가 평소 폭행과 폭언을 일삼았다는 학생들의 제보가 빗발치고 있다. 평가 가산점을 걸고 수업과 관련 없는 행동을 시키는 등 상식 밖 행보도 도마에 올랐다.

7일 숭실대학교 등에 따르면 기계공학부 소속 S교수는 지난달 말 수도권 A대학과 숭실대를 비교하는 유튜브 동영상에 댓글로 “지나가던 숭실대 교수인데, 비교할 게 없어서 A대와 숭실대를 비교하느냐”며 “내 수업에 A대 1년 다니다 온 학생이 있었는데, ‘미친X’이라고 다시 돌아가라고 했다”고 적었다. 이어 “인(in)서울이고 나발이고 기업에서 아예 안 뽑는다”고 덧붙였다.

숭실대학교 총학생회는 이에 대해 지난 5일 페이스북을 통해 “숭실대 일원으로서 학생들과 함께 호흡해야 할 교육자가 이런 발언을 공개적으로 한 사실에 경악을 금치 않을 수 없다”며 “학교를 뒤통수 치는 S교수는 숭실대 강의실 문에서 걸러져야 마땅할 것이다”고 비판했다.

이같은 사실이 알려지고서 숭실대학교 관련 인터넷 커뮤니티에는 S교수를 지탄하는 학생들의 성토가 줄을 잇고 있다. 터질 게 터졌다는 분위기다.

자신을 ‘숭실대학교 고학번생’이라고 소개한 사용자는 지난 5일 해당 학교 학생증 인증을 거쳐야 글을 읽고 쓸 자격이 생기는 ‘에브리타임’에 S교수의 폭행과 폭언을 고발했다.

그는 “고학번들은 알 텐데 2015~2016년만 해도 수업 때 애들 조인트(정강이) 까고 그런 거 몇 번 있었다”며 “수업 때 음료수병 집어던진다거나, 학생 휴대폰 집어던져서 박살냈다는 얘기를 (S)교수가 직접 말하곤 했었다”고 밝혔다.

또 “2019년도 2학기에 개인 출장 사유로 수업을 2~3주 정도 날려먹었는데, 실습수업이라 지도가 없으면 연습이 거의 불가능했다”며 “이걸 숭실대극회 연극 보고 오기 같은 걸로 출석을 메우고 학생들끼리 실습하는 걸로 때웠다”고 덧붙였다.

에브리타임에 글을 올린 또 다른 학생에 S교수는 지난 3월21일 학생들과 소통하는 수업 관리 사이트를 통해 “앞으로 과제는 온라인 강의에서 제시한다”며 “온라인 수업을 듣지도 않고 과제만 얍삽하게 제출해서 넘어가려는 정신나간 X들이 꽤 있어서다”는 글을 적었다.

에브리타임에는 “내가 X뺑이 쳐가며 동영상 강의 촬영했더니 숙제만 대충하려는 XX들 때문에 다른 애들까지 빡세진 거 아니야” “XXX 없게 밤이고 주말이고 주제파악 못하고 ‘ㅋㅋㅋ’ 이딴 거 날리며 질척거리지 말라”며 “날 XXX XXX로 만만하게 생각하는 XX들이 보이네” 등 S교수가 카카오톡을 통해 학생들에게 폭언한 내용도 올라와 있다.

수업 진행과 관련한 문제제기도 이어지고 있다. S교수가 수업과는 상관 없는 ‘춤추기’ ‘축구 대결’ 등을 시키고 이에 따라 가산점을 부여했다는 폭로도 나왔다.

S교수는 이번 학기 자신이 진행하는 수업에서 학생과 페널티킥 대결을 벌이고 “나를 이기면 가산점을 주겠다”고 말한 것으로 확인됐다. S교수는 이 내용을 영상으로 촬영해 지난 3월 자신의 유튜브 채널에 올리기도 했다. 이 외에도 S교수가 가산점을 빌미로 학생들에게 “‘아무노래 챌린지’ 동영상을 찍어오라”거나 “군대 유격 체조를 해보라”는 요구를 했다는 증언도 나왔다.

숭실대학교 총학생회는 이에 대해 “S교수의 만행과 관련한 제보가 엄청나게 많이 들어오고 있다”며 “(나한테 잘 못 보이면) 취직을 시켜주지 않겠다는 얘기를 들었다는 학생도 있고, 노트북을 집어던지는 걸 봤다는 학생도 있다”고 말했다.

이어 “2016년 이후 계속 폭언·폭행·희롱 등 문제가 있었는데도 공론화되지 못한 것은 학생들이 S교수가 보복할 것을 두려워하기 때문”이라며 “심지어 총학생회가 올린 페이스북 글에는 절대로 ‘좋아요’를 누르면 안 된다고 말하는 학생도 있다”고 했다.

숭실대학교는 S교수와 관련해 7일부터 진상조사위원회 차원의 조사를 시작했다. 사실관계를 파악하고 당사자 소명 등 절차를 거친 다음 징계위원회에 회부할 예정이다.

숭실대학교 관계자는 “해당 학과의 학생이 아니면 알 수 없는 제보들이 쏟아지고 있는데, 증언이 구체적이고 학교로서도 납득하기 힘든 지점이 있는 것이 사실이다”며 “사안을 엄중하게 보고 조사하겠다”고 말했다.

논란의 당사자인 S교수는 7일 뉴스1에 보낸 서면을 통해 “학교 비하 논란을 부른 댓글은 ‘인서울’만 좇는 행태를 비판하고자 사회를 향해 던진 외침이 왜곡된 것”이라며 “숭실대 학부 선배이자 교수로서 학교를 비하하려는 뜻은 결코 없었다”고 해명했다.

폭행·폭언 논란과 관련해서는 “그 사안은 이미 (사과하는 절차가) 진행 중에 있었는데, 기사가 먼저 나가게 돼 아이들한테 미안하다”며 “기사 때문에 억지로 하는 게 아닐까라는 오해를 사지 않도록 조심하고 있다”고 말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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