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복무 대학생 작년 대리응시 시인… 부대 선임, 그 점수로 3개 대학 지원
교육청 수사의뢰… 軍당국 조사 착수
군 복무 중인 대학생이 같은 부대 선임의 부탁을 받고 지난해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을 대리시험으로 치렀다는 의혹에 대해 군 당국이 수사에 착수한 것으로 8일 확인됐다.
수능 대리시험 의혹이 사실로 밝혀지면 2004년 이후 16년 만의 사건이어서 교육당국의 엄정한 수능 관리 감독에 대한 요구가 커질 것으로 보인다.
동아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현역 사병 A 씨(20)는 지난해 11월 14일 서울 시내의 한 사립고등학교 수능 고사장에서 B 씨(23)를 대신해 시험을 봤다. 수험표에는 A 씨가 아닌 B 씨의 사진이 붙어 있었지만 감독관의 신분 확인 절차에서 적발되지 않았다. A 씨와 B 씨는 수험 당일 휴가를 나온 상태였다. B 씨는 A 씨가 대신 치른 수능 점수로 지난해 12월∼올 1월 서울 지역 3개 대학에 지원한 것으로 알려졌다.
군 당국은 3일 서울시교육청으로부터 수능 대리시험 의혹에 대한 제보 자료와 1차 조사 내용 등을 전달받았다. 이 자료에는 A 씨가 B 씨의 수능 대리시험을 봤다는 구체적인 증언과 함께 해당 고사장 감독관의 진술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올 2월 11일 수능 대리시험에 대한 국민신문고의 공익제보가 국민권익위원회에 접수됐다. 서울시교육청은 관련 자료를 이첩받아 40여 일 동안 조사를 벌인 뒤 군 당국에 A 씨 등에 대한 수사를 의뢰했다. A 씨를 위계에 의한 공무집행방해 등의 혐의로 불구속 입건해 조사 중인 군 경찰은 지난달 전역한 B 씨 등에 대한 조사를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A 씨는 군 경찰의 조사에서 대리시험을 치른 것 자체는 시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B 씨로부터 금품 등 아무런 대가를 받지 않았다고 진술해 범행 동기에 대한 추가 조사를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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