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 개학, 먹통 EBS·음성시차 해결시급…“1주일 뒤 추가개학 대비해야”

  • 뉴스1
  • 입력 2020년 4월 9일 16시 22분


9일 오전 부산에 거주하는 고3 한 학생이 집에서 원격수업을 듣고 있다.2020.4.9/뉴스1 © News1
9일 오전 부산에 거주하는 고3 한 학생이 집에서 원격수업을 듣고 있다.2020.4.9/뉴스1 © News1
중학교 3학년과 고등학교 3학년부터 사상 초유의 ‘온라인 개학’을 맞은 첫날인 9일, 전국 곳곳에서는 원격수업 접속지연을 비롯, 여러 가지 차질이 빚어졌다.

전문가들은 유례없던 온라인 개학인만큼 당분간 시행착오는 불가피하다면서도 문제점·개선점을 조속히 파악해 빨리 안정화하는 개선작업이 시급하다고 조언했다.

이날 오전 8시쯤 출석체크와 ‘온라인 개학식’으로 시작된 1학기 원격수업은 처음부터 불안정한 상황이 곳곳에서 나타났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의 여파로 새로운 형태의 수업이 불가피하다는 상황을 인정하면서도 비대면 수업에 따른 학생들의 집중력 저하와 현장의 준비 부족은 학생과 교사는 물론 학부모들의 우려를 자아냈다.

EBS 온라인 클래스는 다수가 한번에 접속하면서 한때 사이트 이용이 불가했고, 접속 오류로 출석 시도만 1시간 가까이 하다 지친 학생도 나타났다. 서울 성동구 소재 한 고등학교에서는 24명 중 19명만 접속할 수 있어서, 나머지 학생들은 발을 동동 구르며 교사에게 ‘계속 접속 시도 중’이라는 메시지를 주고받기도 했다.

교사 또한 일부 불편사항을 토로했다. 학생 얼굴이 뜨는 영상이 거꾸로 나온다거나 얼굴과 소리가 분리돼 들리는 등 시스템이 원활하지 않은 게 곳곳에서 파악됐다.

전문가들은 온라인 개학을 발표한 뒤 충분한 준비가 이뤄지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한국교총(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 관계자는 “(유은혜) 부총리 행사에서도 잘 안되는 상황이었다. 빨리 인지해서 부족한 점을 채워나갔어야 했는데 전반적으로 서버도 못 버틴 것”이라고 비판했다. 플랫폼에 충분히 신경쓰지 않았다는 지적이다.

앞서 유은혜 교육부장관이 참석했던 온라인 행사에서도 화면이 멈추며 접속이 끊긴 바 있다. 이 관계자는 “앞으로 문제점을 신속히 보완해가는 게 필요하다. (향후 개학할) 초등학교 1~2학년은 학습꾸러미를 제공하는데 이런 것에 대한 구체적 지침도 없다”며 여타 학년 개학에 앞선 대응태세를 주문했다.

정제영 이화여대 교육학과 교수는 “어쩔 수 없는 상황에서 최선의 방법이지만 앞으로 1주일은 준비기간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더 많은 초·중·고등학생들이 개학을 맞으면 접속량이 배 이상 늘면서 전체적인 혼란상황이 도래할 수 있어서 예비조치의 필요성이 높다는 지적이다. 정 교수는 “장비접속과 수업진행 문제, 출석체크나 과제물 준비·확인 문제가 있을 수 있는데, 현장 모니터링을 잘할 것”을 당부했다.

그는 초기 시행착오 끝에 현재 안정적으로 자리잡은 여러 대학들의 온라인 강의를 예로 들면서 “정부에서도 (초·중·고교 온라인 수업에) 혁신적 투자를 해서 성과를 높일 수 있는 미래교육모델 원동력을 만들면 좋겠다”고도 덧붙였다.

교사와 대면하지 않는 탓에 느슨해질 수 있는 학생들이 자발적으로 학습의 고삐를 죌 수 있는 방안 마련도 촉구했다. 김영식 좋은교사운동 공동대표는 “내적동기가 있는 학생들은 강제성이 없어도 온라인 수업에서 적극적으로 움직이겠지만, 내적동기가 약한 학생일 경우 적극적이지 않을 수 있다”며 “학교에서도 학생들이 스스로 스케줄을 관리하고 학습할 수 있도록 자주 소통하고 접근방법을 다양화할 수 있도록 보완해야 할 것”이라고 주문했다.

전문가들은 이와 함께 “가장 좋은 것은 코로나19가 종식돼 학생들이 교실에서 수업을 받게 하는 것”이라며 “사회적 거리두기를 통해 근원적 문제가 빨리 해결되길 바란다”고도 입을 모았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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