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류댐 배수-수량조절 시스템 미흡… 태풍 올때마다 침수 범람 되풀이
울산시, 침수 방지 대책 연구 착수… 5월까지 방안 수립해 곧바로 시행
국가정원 2호인 태화강 국가정원이 홍수 때마다 침수되는 것을 막기 위한 연구용역이 5월까지 진행된다. 사진은 지난해 10월 태풍 ‘미탁’으로 침수된 태화강 국가정원을송철호 시장과 자원봉사자들이 복구하는 모습. 울산시 제공
홍수 때면 침수가 반복되는 울산 태화강 국가정원. 전남 순천만에 이어 국가정원 2호인 태화강 국가정원의 침수를 막기 위한 대책이 5월이면 마련된다.
울산시는 ‘태화강 유출(流出)의 특성 분석을 통한 태화강 국가정원 관리방안 수립 연구용역’에 착수한다고 9일 밝혔다. 태화강 유출은 유입된 물이 빠져나가는 것을 말한다. 이 용역은 울산발전연구원이 맡아 5월 최종 결과를 시에 제출할 예정이다.
지난해 7월 국가정원으로 지정된 태화강 대공원은 침수에 취약하다. 국가정원 지정 3개월 뒤인 지난해 10월 태풍 미탁으로 국가정원이 완전 침수돼 복구하는 데만 나흘이 걸렸다. 같은 해 9월 태풍 타파 때도 일부 침수됐다. 2000년대 이후 태화강 둔치가 완전 침수된 것은 2003년 9월 태풍 매미와 2012년 산바, 2016년 차바 등 5, 6차례에 이른다. 태화강 상류에 있는 대곡댐과 사연댐, 대암댐이 홍수 조절 기능을 제대로 못 하기 때문이다.
정부는 1965년 준공한 사연댐 6km 상류에 2005년 6월 대곡댐을 건설했다. 하루 22만 t의 물을 저장할 수 있는 대곡댐에는 별도의 취·배수시설이 없다. 관로를 통해 취수된 물을 대곡천으로 방류해 사연댐에 물을 공급하는 역할만 한다. 사연댐은 대곡댐에서 흘러내려온 물을 천상정수장으로 공급하거나 여수로를 통해 공업용수로 빼내는 역할을 한다. 사연댐과 대암댐은 물이 만수위에 이르면 자연적으로 흘러넘치게 만든 월류식 댐이다. 자체적으로 수위 조절을 할 수 있는 기능이 미약하다. 대암댐도 홍수 때 만수위에 이르면 자동으로 물이 흘러넘치도록 건설됐다.
실제 지난해 태풍 미탁 때 시간당 30mm가 넘는 집중호우가 내려 태화강 상류의 3개 댐 방류랑이 급격히 늘어나고 울산 앞바다의 만조 시간(오후 10시)까지 겹치면서 태화강 국가정원은 모두 침수된 것으로 분석됐다.
울산발전연구원은 집중호우 때 태화강으로 유입되는 물의 양을 조절해 국가정원의 침수를 막는 방안을 집중 연구한다. 태화강의 수위와 직결된 대곡댐, 사연댐, 대암댐에 유량을 조절할 수 있는 시스템을 새로 설치하거나 기존 시설을 보완해 빗물이 태화강으로 흘러드는 속도를 늦춰 국가정원이 잠기는 확률을 최소화하겠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연구원은 3개 댐의 운영 상태에 대한 시나리오별 침수 가능 강우량 추정, 기상청 예보 강우량을 활용한 침수 발생 가능성 예측, 강우량 변화(증가)에 따른 태화강 둔치 등 침수예상도(구역도) 작성 등을 수행한다. 또 태화강 국가정원 침수 패턴을 분석하기 위해 1차원 하천수치해석(HEC-RAS 모형)을 통한 구간별 침수 발생 케이스를 연구한다.
울산시 관계자는 “태화강 국가정원의 침수를 영구 차단하지 않으면 국가정원이란 의미가 퇴색될 수 있어 연구용역을 발주했다”며 “결과가 나오면 곧바로 침수 방지 조치를 시행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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