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아시아 역사와 임정’ 학술회의
임정, 호찌민 파리 선전활동 돕고 김원봉 의거 시도땐 베트남서 도와
동아일보도 베트남 독립운동 관심… 1924년 팜홍타이 폭탄 투척 보도
“일제강점기 민족의 앞날이 보이지 않는 엄혹한 현실에서 선열들은 독립의 깃발을 치켜들고 대한이 ‘임금의 나라’에서 ‘국민의 나라’가 됐음을 전 세계에 선언하며 임시정부를 세웠습니다.”
대한민국임시정부기념사업회(회장 김자동)와 조선민족대동단기념사업회(회장 임재경)는 임정 수립 101주년 기념일(11일)을 하루 앞둔 10일 오후 학술회의 ‘동아시아 역사와 대한민국 임시정부’를 개최했다. 학술회의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청중 없이 서울 중구 프란치스코 교육회관에서 열려 유튜브로 생중계됐다.
이날 학술회의는 임정과 한국 독립운동이 동아시아 각국의 근현대사에 미친 영향과 여러 나라의 임정에 대한 인식을 조명했다.
이준식 독립기념관장은 기조발제 ‘20세기 초 동아시아 혁명과 대한민국 임시정부’에서 “수많은 한국인 독립운동가들이 중국 러시아를 비롯한 주변 나라의 혁명운동에 목숨을 내던졌다”면서 “보편주의에 입각한 수평적 국제연대를 일상적 과제로 제기한 것이야말로 한국 독립운동의 특징”이라고 밝혔다.
잊히다시피 했던 한국과 베트남 독립운동의 연대를 밝힌 발표도 나왔다. 윤대영 서강대 책임연구원은 발표문 ‘대한민국 임시정부와 베트남 근현대사’에서 각각 일본과 프랑스의 지배에서 벗어나려는 양국 독립운동가들의 연대를 살폈다.
발표문에 따르면 임정이 설치한 파리위원부는 1919, 20년 파리에서 베트남 독립을 호소하는 혁명가 호찌민(1890∼1969)의 선전 활동을 도왔다. 김원봉(1898∼1958)은 1925년 반석(潘石)이라는 베트남 혁명가의 도움을 받아 인도차이나에서 귀국하던 전 조선통감부 부통감 야마가타 이사부로(1857∼1927)의 처단을 시도했다.
국내 언론도 베트남 독립운동에 대한 관심을 환기했다. 동아일보는 1924년 6월 베트남인 팜홍타이(범홍태·范鴻泰)가 프랑스의 인도차이나 총독 메를랭에게 폭탄을 투척한 일을 여러 차례 보도했다. 그해 7월 7일에는 팜홍타이의 이력과 사진을 유서와 함께 공개하며 “비분 장쾌한 말”이라고 평했다. “안남(베트남)의 민족이 세계 위에 완전히 살게 된다면 구천의 아래에서도 감사히 생각하겠노라”라고 쓰인 이 유서는 그의 한국인 동지 서흥아(徐興亞)가 공개했다. 1925년에는 베트남 독립군 1개 사단이 중월(中越) 국경을 돌파해 하노이를 습격한 사건을 대서특필했다. 임시의정원 의원을 지낸 조덕진이 동아일보에 기고한 것이었다.
이 밖에 ‘대한민국 임시정부와 중국 근현대사’(한상도 건국대 교수), ‘대한민국 임시정부와 일본 근현대사’(장세윤 동북아역사재단 명예연구위원) 등의 주제 발표도 이어졌다. 정부는 11일 서울 서대문구 서대문독립공원에서 제101주년 임정 수립 기념식과 국립대한민국임시정부기념관 기공식을 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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