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병원 종사자들 “코로나 바쁘지만 점심시간 짬 내”

  • 동아일보
  • 입력 2020년 4월 1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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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전투표 긴 행렬 이모저모

발열 체크하고… 비닐장갑 끼고… 21대 총선 사전투표 첫날인 10일 오전 서울 종로구 삼청동주민센터를 찾은 장병들이 투표소 입구에서 발열 체크를 하고 있다. 아래 사진은 일회용 비닐장갑을 착용한 채 투표하는 모습. 모든 유권자는 투표소에 비치된 소독제로 손을 소독한 뒤 일회용 비닐장갑을 착용하고 투표하게 된다. 청와대사진기자단
발열 체크하고… 비닐장갑 끼고… 21대 총선 사전투표 첫날인 10일 오전 서울 종로구 삼청동주민센터를 찾은 장병들이 투표소 입구에서 발열 체크를 하고 있다. 아래 사진은 일회용 비닐장갑을 착용한 채 투표하는 모습. 모든 유권자는 투표소에 비치된 소독제로 손을 소독한 뒤 일회용 비닐장갑을 착용하고 투표하게 된다. 청와대사진기자단
10일 오전 11시 30분경, 서울 강남구 삼성2동 주민센터. 4·15 국회의원 총선거 사전투표소가 마련된 이곳을 찾은 이모 씨(48)는 마스크 2개를 겹쳐 착용하고 고글을 쓴 상태였다. 집에서부터 하고 온 위생장갑도 끼고 있었다. 이 씨는 “오늘 투표소에 사람이 많이 올지도 몰라 중무장을 하고 나왔다”고 했다. 투표 차례를 기다리기 위해 늘어선 긴 줄 사이에서는 챙이 긴 투명모자로 얼굴 전체를 가린 유권자들도 있었다.

4·15총선 사전투표 첫날인 10일 전국 곳곳의 투표소에서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여파로 과거 투표 때는 볼 수 없었던 모습들이 많았다. 이날 오후 1시 반경 서울 마포구 합정동주민센터에 차려진 투표소를 찾은 60여 명의 유권자는 차례로 줄을 서 발열 확인과 손 소독을 거친 뒤 일회용 비닐장갑까지 착용하고 나서야 투표를 할 수 있었다. 기표소가 있는 주민센터 3층까지 이어지는 계단 바닥에는 1m 간격으로 X자 모양의 청색 테이프가 붙어 있었다. 앞뒤 사람 간 거리를 유지하기 위해서다.

전국의 다른 사전투표소에서도 이런 절차를 거쳐야 했다. 인천 중구 영종동의 한 사전투표소에서는 앞뒤 투표자 간 1m 간격이 유지되지 않자 한 시민이 선거관리원에게 항의를 하기도 했다. 경북 경주시에 있는 농협경주교육원 등 코로나19 확진 경증 환자들이 머물고 있는 전국의 생활치료센터에 마련된 투표소 선거사무원들은 방호복을 입은 채로 확진자와 의료진, 자원봉사자들의 투표를 도왔다.

총선 당일인 15일에는 사람들이 많이 몰릴 것 같아 ‘사회적 거리 두기’ 차원에서 사전투표를 택했다는 유권자들이 많았다. 10일 오전 7시 20분경 경기 안산시 선부다목적체육관 2층에 마련된 사전투표소를 찾은 김현준 씨(38)는 “15일엔 사람들이 많을 것 같아 출근하기 전에 투표하려고 왔다”고 했다. 합정동주민센터 사전투표소에서 아내와 함께 투표를 한 강신걸 씨(61)는 “사전투표에는 사람들이 많지 않을 것 같아 오늘 왔는데 예상했던 것보다 사람들이 많이 몰려 조금 걱정스럽다”고 했다.

전국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가장 많이 나온 대구의 병원 종사자들도 점심시간에 틈을 내 사전투표소를 찾았다. 이날 낮 12시 40분경 대구 중구 삼덕동행정복지센터에 마련된 투표소 입구에는 긴 줄이 섰는데 걸어서 5분 거리에 있는 경북대병원 사원증을 목에 건 유권자들이 많았다. 경북대병원 한 직원은 “코로나19로 정신없이 바쁘지만 투표를 꼭 해야겠다 싶어 점심을 서둘러 먹고 왔다”고 말했다. 계명대 대구동산병원에서 약 500m 떨어진 중구 성내2동행정복지센터 사전투표소에도 이 병원 직원들이 점심시간에 많이 찾았다.

공직선거법 개정으로 이번 총선부터 선거 연령이 만 19세에서 18세로 낮춰지면서 18세 유권자들도 한 표를 행사했다. 인천 미추홀구의 사전투표소를 찾은 18세 대학 신입생 최승연 씨는 “코로나19로 걱정은 좀 됐지만 투표는 꼭 해야 한다는 의무감이 더 컸다”고 했다.

김소민 somin@donga.com·구특교 / 대구=장영훈 기자
#사전투표#대구 병원 종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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