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 전남 진도군 관매도 인근 세월호 사고 해역에서 희생자 가족들이 넋을 기리며 헌화하고 있다. 희생자 가족들은 세월호 참사 6주년을 앞두고 선상 추모식을 가졌다. 재단법인 4·16재단은 16일 인천과 경기 안산에서 세월호 참사 6주년 추모식 및 기억식을 개최한다. 진도=뉴시스
“시간이 지났어도 이곳에 오면 마치 오늘이 ‘그날’인 것 같다.”
12일 오전 11시 전남 진도군 관매도 인근 세월호 사고 해역. 16일 참사 6주년을 앞두고 희생자 가족 43명 등 120여 명이 선상 추모식을 열고 희생자의 넋을 기렸다. 이들은 전남 목포에서 해양경찰이 지원한 경비함을 타고 101km의 항로를 3시간 20여 분 동안 이동했다. 사고 지점에는 세월호의 침몰 위치를 보여주는 ‘노란 부표’가 떠 있었다.
헬기 이착륙 갑판 양쪽에 선 희생자 가족들은 물끄러미 바다를 쳐다봤다. 함정에서 묵직한 뱃고동 소리가 울려 퍼지자 일제히 묵념했다. 가족들은 하얀 국화를 바다로 던지며 오열했다. ‘아들아 아빠가 왔다’ ‘엄마가 많이 보고 싶어’ ‘미안하고 또 미안하다’…. 쉽사리 국화를 놓지 못하는 모습도 보였다. 가족들은 흐르는 눈물을 옷소매와 손수건으로 연신 닦았다. 추모 행사에 동행한 이들은 희생자 가족들의 어깨를 감쌌다. 누군가는 기도하듯 두 손을 꼭 붙잡았고, 누군가는 하모니카를 나지막하게 연주했다.
한 희생자 가족은 “4월 16일, 그날을 잊지 않고 희생자들을 기리고 생각하는 시간이다. 사고 해역을 올 때마다 마음이 먹먹하다”며 “차가운 바다에서 고통받았을 아이들을 잊지 않고 남겨진 가족들의 몫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경비함은 가족들이 헌화를 마치자 노란 부표를 중심으로 한 바퀴를 선회한 뒤 뱃머리를 목포항으로 돌렸다. 선상 추모식은 이렇게 10여 분 만에 끝났다. 선상 추모식은 2015년 세월호 인양 전에 진행된 추모식 이후 두 번째다. 이번에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을 고려해 경비함에 타기 전 가족들은 마스크를 착용하고 발열 체크를 받은 뒤 배에 올랐다. 이들은 추모식을 마치고 목포로 돌아와 목포신항에 인양된 세월호 선체 외관을 확인하는 것으로 일정을 마쳤다.
해경 관계자는 “참사 당일인 16일은 인천과 경기 안산에서 희생자 추모식 및 기억식이 예정돼 있어 가족들이 날짜를 앞당겨 이날 선상 추모식을 계획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12일 추모식에 참석하지 못한 일부 희생자 가족은 참사 6주년 당일 사고 해역을 찾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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