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모든 미국발 입국자에 대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검사를 시행하기로 했다. 미국의 코로나19 상황이 악화되는 데 따른 조치다. 중앙방역대책본부는 13일 0시부터 미국에서 오는 모든 사람에 대해 코로나19 진단 검사를 의무화한다고 12일 밝혔다. 이전까지는 자가 격리 중 증상이 있을 때만 검사를 받았지만 이제 증상 유무와 상관없이 격리 시작 이후 3일 이내에 반드시 검사를 받아야 한다. 유럽발 입국자는 이미 모두 검사를 받고 있다.
정은경 질병관리본부장은 “미국의 지역사회 감염 위험이 높아졌고, 해외 입국자 중 미국 입국자 확진 비율이 증가해 위험도가 높아졌다고 판단했다”고 전수 조사 이유를 밝혔다. 최근 2주간 국내 해외유입 확진자(459명) 가운데 미국발 확진자(228명)가 절반(49.7%)을 차지한다.
미국의 상황은 더욱 심각해지고 있다. 11일(현지 시간) 코로나19로 인한 사망자가 2만 명을 돌파하면서 세계에서 가장 많은 사망자를 낸 국가가 됐다. 2월 29일 워싱턴주에서 첫 사망자가 발생한 지 41일 만이다.
통계집계 사이트 월드오미터 등에 따르면 이날 미국의 코로나19 사망자는 2만580명, 감염자는 53만3115명으로 집계됐다. 전날 하루에만 2000명 이상의 사망자가 발생하면서 이탈리아(1만9468명)를 넘어섰다. 미국의 사망자 수는 전 세계 사망자(10만9884명)의 약 5분의 1을 차지한다. 미국은 코로나19 확진자 수에 이어 사망자 규모까지 모두 세계 최대를 기록하면서 방역에 실패한 선진국이라는 비판을 받게 됐다.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는 50개 주 가운데 유일하게 재난지역으로 선포하지 않았던 와이오밍주를 11일 재난지역으로 선포했다. 저드 디어 백악관 대변인은 “전염병으로 50개 주 전체가 재난지역으로 지정된 것은 역사상 처음”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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