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등 위 ‘투표도장 인증샷’…맨살보다는 ‘비닐장갑 위’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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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0년 4월 13일 09시 2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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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1대 국회의원선거 사전투표 마지막날인 11일 울산 울주군 범서읍행정복지센터에 마련된 사전투표소에서 첫 투표에 참여하는 만 18세 학생 유권자가 비닐장갑을 낀 채 투표용지를 투표함에 넣고 있다. 2020.4.11/뉴스1 © News1
제21대 국회의원선거 사전투표 마지막날인 11일 울산 울주군 범서읍행정복지센터에 마련된 사전투표소에서 첫 투표에 참여하는 만 18세 학생 유권자가 비닐장갑을 낀 채 투표용지를 투표함에 넣고 있다. 2020.4.11/뉴스1 © News1
10일부터 이틀간 전국 3508개 투표소에서 열린 21대 국회의원 선거 사전투표는 26.69%라는 역대 최고의 투표율을 기록했다. 무려 1174만명의 유권자가 소중한 한표를 행사하면서 사전투표를 마친 이들의 인증샷이 각종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속속들이 올라오고 있다. 그러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속에 치러지는 만큼 인증샷에도 이전과는 다른 주의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11일 전국에 차려진 사전투표소에는 손소독제 여러개와 유권자들의 체온을 재기 위한 체온계, 그리고 유권자 한명 한명을 위한 일회용 비닐장갑을 필수로 갖췄다. 유권자들은 체온을 재고 투표소 안으로 입장해 손소독제를 손에 바르고, 일회용 장갑을 낀 뒤에야 투표 할 수 있었다. 이가운데 ‘일회용 비닐장갑’은 투표 도장 등 투표 시설을 매개로 한 코로나19 감염 가능성을 차단하기 위한 대표적 방역수단 중 하나다.

그러나 11일과 12일 인스타그램 등 각종 SNS에는 비닐장갑을 빼고 손등이나 손가락 등에 투표 도장을 찍어 올린 ‘투표 인증샷’이 끊임없이 올라왔다. 인천에서 사전투표를 마친 한 남성은 투표장 앞에서 손등에 찍힌 투표 도장을 인증샷으로 찍어 올리며 “사전투표를 완료했다. 투표율이 정말 대단하다”며 “건물 밖으로 길게 늘어선 줄을 보고 깜짝 놀랐다”고 했다. 그는 “마스크는 필수고, 투표소 앞에서 발열 확인과 손 세척 후 비닐장갑을 준다”고 설명했다.

또 청라국제도시에서 투표를 마친 이들도 “발열 여부를 확인하고 (유권자 사이에) 거리를 두고 줄을 서 있다, 손 소독하고 비닐장갑까지 착용한 뒤에 투표를 마쳤다”며 인증샷을 찍어 올렸다. 이들은 모두 마스크를 착용하고 있었지만 손등 위에 투표 도장을 찍어 인증샷을 올렸다. 이밖에도 아이와 함께 투표 도장을 손등에 찍어 올린 이들도 눈에 띄었다.

손에 투표 도장을 찍어 올리는 인증샷과 관련해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의 입장은 우선 ‘허용’이다. 도장을 찍기 위해 비닐장갑을 벗지 말라고 강제할 수는 없다는 이야기다.

그러나 코로나19 사태 속에서 치러지는 만큼 가급적이면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손등 등 신체 일부에 도장을 찍는 행위는 자제하는 것이 맞다. 투표소에서 일회용 장갑을 제공해주는 이유도, 투표 도장이 여러 사람의 손에서 손으로 옮겨간다는 점에서 교차 감염의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선관위 역시 비닐장갑을 투표가 모두 끝나는 시점에 벗도록 권고하고 있다.

이에 따라 SNS에서는 ‘인증 도장을 찍지 말자’는 움직임이 일고 있다. 한 누리꾼은 “누구는 못해서 안하는 것이 아니다. 나도 맨살에 투표 도장을 찍을 수 있었지만, 내 뒤로 어르신들이 줄 서 계시는데 만일 내가 코로나19 보균자인 상태로 도장을 찍게 되면 내 뒤에 있는 어르신들도 줄줄이 (코로나19에) 감염되지 않겠느냐”라며 “그러니까 제발 맨살에 도장 찍지 말자. 인증샷을 위한 욕심이 바이러스 전파의 원인이 될 수 있다”고 호소했다.

투표소에서 나눠주는 비닐장갑 위에 인증샷을 찍는 이들도 많다. 투표를 마친 한 누리꾼은 비닐장갑 위에 찍은 투표도장 인증샷을 올리며 “투표할 때 인증샷 찍으려는 분들은 비닐장갑 위에 찍어달라. 맨살에 투표 도장을 찍는 것은 위험하다”고 독려했다.

안양에서 투표를 마친 한 여성도 비닐장갑 위에 투표 도장을 찍어 올리며 “코로나19 때문에 비닐장갑을 끼고 투표하는 상황에 손등에 직접 도장을 찍게 되면 비닐장갑을 낀 의미가 없을 것 같더라”며 “그래서 장갑 위에 도장을 찍었는데 생각보다 (장갑 위에도) 도장이 잘 찍힌다”고 전했다.

이밖에도 사전투표소 앞에 부착된 투표소 명패를 찍어 올리거나 투표 확인증으로 ‘도장 인증샷’을 대신하는 이들이 눈에 띄게 많아졌다. 투표 확인증을 받아 인증샷으로 찍어 올린 한 누리꾼은 “전에는 투표 인증으로 투표 도장을 손에 찍고 나와 사진으로 찍어 올렸는데, 함께 쓰는 도장이라는 점에서 이번에는 투표소에서 나오는 길에 투표 확인증을 받아 투표 인증샷으로 대신했다”고 밝혔다.

한편 선관위가 제안하는 4.15 총선 대국민 행동수칙으로는 Δ투표소 가기 전 신분증 준비하기 마스크 착용하고 투표소 가기 Δ투표소 입구에서 발열체크 받고 손소독제로 꼼꼼하게 소독 후 일회용 비닐장갑 착용하기 Δ투표소 안팎에서 다른 선거인과 1m 이상 거리 두기 Δ투표소에서 본인 확인 시 마스크 잠깐 내리기 등이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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