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첫 확진 31번 환자, 동선 허위 진술 정황…CCTV 분석 해보니

  • 동아일보
  • 입력 2020년 4월 13일 18시 27분


뉴스1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구 지역 첫 확진자인 31번 환자(61)가 자신의 동선을 거짓으로 진술한 정황이 드러났다. 대구시는 방역 및 역학 조사를 방해한 점이 있는지 확인하고 경찰에 수사를 의뢰할 방침이다.

대구시는 지난달 12, 17일 두 차례에 걸쳐 신천지예수교(신천지) 대구교회를 행정 조사한 결과 이 같은 사실을 13일 공개했다. 31번 환자는 당초 2월 9, 16일 대구교회의 예배에 참석했다고 진술했지만 폐쇄회로(CC)TV 분석 결과 같은 달 5일에도 다녀간 사실이 추가로 밝혀졌다.

31번 환자는 2월 5일 예배 참석이 아닌 다른 목적으로 대구교회를 방문한 것으로 보인다. 16일에는 교회 4층만 방문했다고 최초 진술했지만 CCTV에는 6, 7층을 오가는 모습이 찍혔다. 대구시 관계자는 “추가로 밝혀진 31번 환자의 동선이 방역 관점에서 허위 진술에 해당한다고 본다. 의도적인 것인지, 확진 판정 이후 경황이 없어 진술이 헷갈렸는지 등을 좀 더 파악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행정 조사에서 이만희 신천지 총회장이 올해 1월 16일 대구를, 같은 달 17일 경북 청도를 다녀간 것으로 확인됐다. 다만 짧은 분량의 CCTV 영상이라 방문 목적을 정확하게 파악하기는 어려운 것으로 전해졌다. 시는 정확한 감염 경로 규명을 위해 31번 환자와 이 총회장의 CCTV 분석 결과를 질병관리본부에 통보할 방침이다.

대구시는 이번에 입수한 2011년부터 올해 2월까지 등록된 신천지 대구교회 교인 명단을 분석한 결과 신천지가 앞서 제출한 1만459명(대구 거주 기준)의 명단과 일치하지 않거나 확인 불가능한 명단 등 추가 1877명의 자료를 확보했다. 유년회와 학생회 명단에서 제외된 미입교자 211명과 신천지 위장교회 방문자 47명의 명단도 확보해 코로나19 검사를 받지 않는 113명에게 검체를 실시했다. 이들 가운데 6명은 양성 판정을 받았다. 대구시 관계자는 “이번에 신천지가 제출한 시설 목록에서 누락된 8곳을 추가로 파악, 이를 포함한 총 51곳을 폐쇄 조치했다. 신속한 방역에 혼선을 일으킨 위법 사안이라서 경찰 수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대구=장영훈 기자 ja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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