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0명 넘게 4주 이상 입원 중이지만
"중증환자 급증 않는다면 관리 가능"
"상태 호전시 센터·중소병원 전원해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격리 치료 중인 환자 3명 가운데 1명 이상은 한달 이상 장기 입원 환자로 나타났다.
전체 숫자가 1000명을 넘지만 현재 음압격리병실로도 충분히 치료할 수 있어 당장 추가 대책 마련이 필요한 건 아니라고 전문가들은 평가한다.
다만 2~3월 대구·경북에서처럼 확진자 급증 시 병실 부족 사태를 반복하지 않으려면 만일의 상황에 대비해 경증 환자는 신속히 생활치료센터로 옮기는 등 미리 준비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입원 장기화 원인이 무엇인지 완치자와의 비교 연구 등도 필요하다고 보고 있다.
14일 중앙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국내 코로나19 입원 환자 중 약 37%는 격리 기간이 4주를 넘어섰다.
정은경 방대본 본부장은 지난 13일 충북 오송 질병관리본부에서 열린 정례 브리핑에서 “격리 기간이 4주가 초과된 환자가 1000여명 되는 상황”이라며 “(전체 격리 치료자의) 37% 정도”라고 말했다.
13일 오전 0시 기준 코로나19 누적 확진자 1만537명 중 아직 격리 중인 환자는 2873명이다. 이 가운데 37%는 1063명 정도다.
이 가운데 최장기 입원 환자는 대구 신천지 교회 첫 확진자인 31번째 환자(61·여)로 57일째 국가지정 입원치료병상이 있는 대구의료원에 입원 중이다.
이들은 다른 환자들에 비해 격리 기간이 5~6일 더 길다. 대구시가 격리 해제된 완치자 4981명(6일 낮 12시 기준)의 격리 해제 소요 기간을 조사한 결과 병원 격리 확진자는 격리 기간이 평균 25.3일이었다.
그렇다고 이들 환자가 모두 중증 이상 환자는 아니다. 방대본 정례 브리핑이 열린 13일 오후 2시10분까지 확인된 바에 따르면 현재 중증 이상 치료를 받고 있는 확진자는 중증 환자 20명, 위중한 환자 46명 등 66명이다.
이들 이외 환자들은 스스로 호흡할 수 있지만 폐렴 등 증세가 있어 산소마스크 치료가 필요하거나 38.도 이상 고열(중증)이 있는 환자도, 자가 호흡이 어려워 기관 삽관 또는 인공심폐장치 에크모(체외막산소요법·ECMO), 인공호흡기 치료(위중)가 필요한 환자는 아니라는 얘기다.
이에 전문가들은 당장 1000명 이상이 장기 입원하고 있다고 해서 추가 대책이 필요하다고는 보지 않는다.
현재 국가지정 음압병실은 161병실 정도이며 전국 감염병전담병원 등에서 확보한 병상 수는 67개병원 7391개에 달한다.
기모란 국립암센터 교수(대한예방의학회 코로나19 대책위원장)는 “국내 전체 확진자가 1만명 정도라고 하면 10% 정도가 한달 동안 입원하고 계신다는 건데 우리나라는 의료진들이 충분히 관리를 잘하고 있어서 오랫동안 입원하고 있는 것”이라며 “다르게 얘기하면 나머지 환자분들은 한 달 안에 모두 퇴원하셨다는 것”라고 말했다.
엄중식 가천대 길병원 감염내과 교수도 “중증 상태에서 환자 상태가 나아지지 않으면 부담이 많은 건 사실”이라면서도 “장기 입원자에 대해선 병원들이 다 치료 경험을 했기 때문에 당장 환자가 줄어들고 있는 지금 추세에서 1000명의 장기 입원 환자로 심각하게 부담이 되는 상황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대신 전문가들은 당장의 병상 확보보다 위기 상황에 대비해 경증 환자 등을 생활치료센터로 신속하게 전원할 수 있는 체계를 준비해야 한다고 진단했다.
엄 교수는 “경증 환자나 안정된 환자분들이 상태가 호전되시면 생활치료센터 등으로 가셔야 하는데 그게 잘 안 된다”며 “환자분들이 완전히 낫기 전까지 병원에 계시는 부분이 있는데 병상이 꾸준히 확보될 수 있도록 대비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기 교수도 “대구·경북에서 확진 환자가 주로 나왔을 때는 다른 지역에서 환자를 받아줄 수 있었는데 서울·경기에서 대규모 환자가 나오면 다른 지역은 수도권보다 병상이 충분하지 않아 이분들을 받아줄 곳이 없다”며 “지금 병실이 비었다고 무조건 (코로나19 확진 환자를) 받을 게 아니라 빈 병실을 유지하면서 생활치료센터로 보낼 수 있는 분들은 보내야 의료진 부담을 덜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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