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역 또 방역’ 코로나19가 바꾼 4·15총선 개표장 풍경

  • 뉴시스
  • 입력 2020년 4월 15일 20시 3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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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스크·의료용 장갑 끼고 발열 확인, 소독용 발판 설치
주기적 환기·대화 자제, 전동 압축 분사기로 소독 철저
비례대표 정당↑ 2000년 총선 이후 20년 만에 '수개표'

“장갑 반드시 착용하고 개표해주세요. 감염병 예방을 위해 옆 사람과 불필요한 대화를 하지 마십시오.”

제21대 국회의원 선거가 치러진 15일 광주 지역 개표장 안팎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예방에 힘을 쏟는 모습이었다.

이날 오후 광주 북구 용봉동 전남대 스포츠센터에 마련된 개표장은 마스크 미착용시 출입이 제한됐다.

출입문 앞에서는 개표 사무원, 참관인을 비롯해 모든 방문자의 발열 확인(37.5도 이상이면 출입 금지)이 이뤄졌다. 호흡기 질환 여부도 확인했다. 곳곳에 ‘철통 방역’이라고 적힌 소독용 발판도 마련돼 있었다.

개표 사무원 388명은 ‘공명정대하고 성실하게 개표를 하겠다’는 선서를 한 뒤 의료용 장갑을 착용했다.

이내 목장갑과 위생 장갑을 낀 개표 지원단원들이 투표함을 옮겼다. 참관인의 투표함 확인 뒤 30여개의 탁자에 투표용지가 무더기로 쏟아졌다.

개함·점검부, 심사·집계부, 위원회 등 각 부서별 사무원들이 일일이 손으로 투표지를 분류했다.

“엄정하고 중립적인 자세로 한 표, 한 표 처리해달라. 개표 사무에 아주 작은 흠도 없어야 한다”는 방송도 나왔다.

사무원들은 업무상 꼭 필요한 대화만 했고, 마스크를 코 위쪽으로 고쳐 쓰기도 했다. 출입문과 창문을 자주 개방해 환기에도 주의를 기울였다.

다만, 안면 보호구를 착용한 사무원은 드물었다. 선관위는 사무원 휴대폰 사용 제한, 참관인 이의 제기 때 소란 행위 금지, 심사·집계부-위원 등의 검열 반복 등으로 개표의 공정성을 지키기로 했다.

광주시선관위는 코로나19 예방을 위해 지역 개표장 5곳에 마스크 5000여 개, 손 소독제 각 35개, 체온계 각 6개, 의료용 장갑 5960개, 안면 보호구 1500개 등을 지원했다.

전날 초미립자 살포기와 전동 압축 분사기로 개표 장비와 용품을 꼼꼼히 소독했다. 16일 오후 3시~4시 사이 개표장 안팎 방역도 펼친다.

이날 ‘수개표 작업’은 지난 2000년 총선 이후 20년 만에 이뤄졌다. 준(準)연동형 비례대표제 도입으로 비례대표 후보 정당이 늘어나면서 투표용지가 길어져 분류기를 사용할 수 없게 된 탓이다.

투표지는 총 길이가 34.9㎝를 넘지 않아야 투표지 분류기를 사용할 수 있는데 이번 총선의 비례대표 투표용지 길이는 48.1㎝다.

선관위는 이번 총선의 비례대표 정당이 35개에 달하는 만큼, ‘확장형 심사 계수기’를 마련해 검수 작업에 주력한다.

비례대표 정당 투표 최종 결과는 수개표 완료 뒤 중앙선관위가 결과를 취합한 다음 전체회의를 열어 확정한다. 16일 늦은 오후께 결과가 발표될 전망이다.

[광주=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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