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재일우의 기회”…경기교육감, ‘9월학기제’ 공론화

  • 동아닷컴
  • 입력 2020년 4월 17일 14시 27분


이재정 경기도교육감은 9월학기제 도입을 교육계와 본격적으로 논의하겠다고 17일 밝혔다. 문재인 대통령이 바람직하지 않다고 선을 그은 뒤 잠잠했던 학제 개편 이슈를 다시 꺼낸 것이다.

이 교육감은 이날 페이스북에 “이제 본격적으로 9월 학기를 새 학년도의 시작으로 하는 교육개혁을 추진하고자 한다”며 “여러 번 말씀드렸지만 이것은 무엇보다 2020년 봄 새학기를 부실하게 마치면 안 된다는 판단에서 출발한 것”이라고 적었다.

그는 “4월 20일 학교를 정상적으로 연다 하더라도 사회적 거리를 두는 일 등 어려움과 함께 수업을 못한 7주간의 학습 손실을 어떻게 회복하느냐, 라는 것”이라며 “대입에 절대적인 수행평가 등을 정상적으로 운영하기도 어렵다”고 지적했다.

이어 “학생들에게 다 같은 어려움이니 재난으로 생각하고 그냥 최선을 다해서 학기를 마치자고 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며 “더구나 이렇게 9월학기제로 하자는 정책은 이미 여러 정권을 거치면서 정부나 의회는 물론 교육계에서 20~30년간 주장해온 일”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연구도 많았다”며 “그래서 지금이 천재일우의 유일한 기회다. 어쩌면 이러한 교육개혁은 헌법개정보다도 더 어려운 과제였다. 현실적으로 넘어야 할 과제가 해결하기 어려웠기 때문이다. 이제 우리 사회가 집중적으로 이 의제를 논의하여 개혁의 길로 가야한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교육개혁은 국가의 미래를 만드는 기초”라며 “때가 왔다. 서둘러야 한다. 교육계에서 본격적인 논의를 하겠다. 정치권과도 이야기를 나누겠다”고 밝혔다.

우리나라는 1961년부터 3월 봄학기제를 운영해왔다. 미국·유럽 등은 9월학기제를 시행 중이다. 우리도 김영삼·노무현·박근혜 정부 당시 9월학기제를 검토했다.

9월학기제는 초중고교와 대학의 1학기를 3월이 아닌 9월에 시작하는 제도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신학기에 영향을 미치면서 다시 한번 수면에 올랐다.

9월학기제를 찬성하는 이들은 현재 진행 중인 온라인 수업의 질 등이 부실하다고 지적한다. 과거부터 검토해온 9월학기제를 시행할 적기라는 의견도 있다. 일시적 혼란은 충분히 극복할 수 있다는 주장도 나온다.

반면 9월학기제를 반대하는 이들은 모든 청소년이 6개월 늦게 사회에 진출하는 등 혼란이 따를 것이라고 지적한다. 사회적 비용이 예상보다 클 수 있다는 의견도 나온다.

청와대에 따르면 문 대통령은 9월학기제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을 피력했다. 문 대통령은 지난달 23일 유은혜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으로부터 특별보고를 받은 자리에서 “현재 개학시기 연기와 연계해 논의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했다.

정봉오 동아닷컴 기자 bong08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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