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전남 대학가에 코로나19로 인한 온라인 강의가 장기화되면서 ‘1학기 전체 원격강의+ 재택수업’도 현실화될 조짐이다.
조선대와 순천대가 무기한 온라인 강의를 결정한데 이어 호남 거점 국립대인 전남대가 1학기 전체를 온라인 강의로 대체했다. 전문대 중에선 조선이공대가 처음으로 무기한 온라인 강의를 결정했다.
5월초 등교 후 강의실 수업을 준비중인 가운데 나머지 대학들에도 적잖은 영향이 예상되고, 등록금 반환 논란도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19일 전남대에 따르면 대학측은 최근 학·원장 간담회를 갖고 당초 오는 24일까지로 예정됐던 온라인 강의에 따른 재택수업을 1학기말까지로 연장했다. 코로나19 상황이 호전되지 않을 경우 학기 전체를 온라인 강의로 채울 수도 있다는 판단이다.
학교측은 단, 코로나19가 진정됐다고 교육적, 사회적 판단이 내려질 경우 재택수업을 단축하기로 하고 1주일 전에 이를 공지하기로 했다.
집합수업이 불가피한 실험·실습·전공실기 교과목은 엄격한 통제 아래 부분적으로 운영하고, 나머지 부족한 시수는 집중 보강기간(6월 29일~7월19일)에 충족해 나갈 방침이다. 이에 따라 여름 계절학기는 당초 4주에서 3주(7월15일~8월4일)로 단축 운영된다.
전남대가 최근 학부와 대학원 개설 강좌 5189개 교과목을 대상으로 재택수업 현황을 조사한 결과 71.9%에 달하는 3728개 교과목이 동영상이나 실시간 화상강의로 진행되고 있는 것으로 집계됐다. 과제물 활용은 11%인 591개 교과목에 달했고, K-MOOC나 한국방송통신대학 교과목 등 외부 콘텐츠 활용 비율은 2%로 나타났다.
원격강의 초반 과제물 활용 45%, 동영상과 실시간 화상수업 34%였던 것에 비해 대폭 개선된 것으로 대학 측은 보고 있다.
앞서 지난 8일에는 순천대, 11일에는 조선대가 1학기 인터넷 강의를 코로나19가 안정될 때까지 무기한 연장키로 결정했다.
조선대는 실험·실습·실기 교과목의 경우 5월12일까지 온라인 수업을 진행하고, 이후 코로나19 상황을 고려해 대면강의 일정을 다시 논의할 계획이고, 중간고사(5월4~12일) 시행 여부와 방법은 교과목 담당 교수들이 결정해 학생들에게 안내하도록 했다.
순천대 역시 대면수업이 꼭 필요한 실험·실습·실기과목은 6월29일부터 7월17일까지 3주동안 집중 보강키로 했다.
조선이공대는 지역내 전문대 중에서 처음으로 재택수업을 무기한 연장키고 최근 결정했고, 5월11일부터 학과별, 과목별, 담당교수별로 중간고사를 실시토록 했다. 단, 실험·실습 과목은 5월4일부터 출석수업을 실시할 예정이다.
수도권에서는 서강대와 이화여대, 건국대, 숭실대가 1학기 강의 전체를 비대면 온라인으로 진행키로 확정했고, 서울대와 한양대, 성균관대, 한국외국어대, 경희대, 세동대 등은 온라인 강의 종료시점을 무기한 연장했다. 코로나19 사태가 진정 국면에 들어서면 대면강의로 전환하겠다는 입장이지만 하루 확진자수가 한 자릿수로 내려가기가 쉽지 않아 최악의 경우 학기말까지 온라인 강의가 이어질 수도 있다.
호남대와 광주대, 동신대, 광주여대 등 주요 4년제 대학이 4월 마지막주, 동강대와 광주보건대, 조선간호대, 순천청암대, 광양보건대, 기독간호대, 고구려대 등 전문대는 5월초로 등교일을 잡고 있는 가운데 일부 대학의 무기한 온라인 강의는 이들 대학에도 직·간접적으로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고가의 실험·실습 장비를 사용하지 못하고, 강의실이나 도서관, 각종 편의시설 등도 이용할 수 없게 되면서 수도권 중심으로 일고 있는 등록금 반환 운동 역시 지역대학들로선 적잖은 부담거리가 되고 있다.
한 대학 관계자는 “온라인 강의가 장기화되면서 시스템이나 수업 콘텐츠는 빠르게 개선되고는 있고, 재택수업을 찔끔찔끔 연장하는 것 보다 차라리 무기한으로 대체하는 게 낫다는 의견도 적지 않아 대학으로선 고민이 깊다”며 “학사 일정 변경을 대학 자체 판단에 맡기기보다 정부차원의 세밀한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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