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석균 전 해경청장 등 11명, 첫 공판준비기일
검찰 "생명지킬 의무 제대로 못해 세월호 참사"
김석균측 "혐의 전부 부인…형사 처벌 가혹해"
세월호 참사 당시 업무상 주의의무를 위반해 사상자를 낸 혐의 등으로 재판에 넘겨진 김석균 전 해양경찰청장 등 해경 지휘부에 대한 재판 절차가 시작된 가운데, 피고인들은 “과실은 없었다”며 혐의를 부인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부장판사 양철한)는 20일 업무상 과실치사 등 혐의로 기소된 김 전 청장 등 11명에 대한 1차 공판준비기일을 진행했다.
김 전 청장을 비롯한 해경 고위간부들에 대한 재판이 열린 것은 지난 2014년 4월16일 참사가 발생한 뒤 6년여 만에 처음이다. 사고 발생 후 김모 전 123정장은 2015년 대법원에서 징역 3년을 확정 받았지만, 김 전 청장 등 대다수 해경 지휘부는 당시 기소조차되지 않았다.
이후 부실구조 의혹 등 진상규명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아졌고, 검찰은 지난해 11월 세월호 참사 특별수사단(단장 임관혁)을 출범해 재수사에 착수했다. 그리고 올해 2월 김 전 청장 등을 재판에 넘겼다.
검찰은 이날 재판에서 “김 전 청장 등은 매뉴얼에 따라 신속히 현장 상황을 파악하고 적절한 구조 계획을 수립해 피해자들의 생명을 지켜야 할 의무가 있다”며 “그런데도 주의 의무를 다하지 못해 303명을 사망에 이르게하고, 142명을 다치게했다”고 기소 이유를 밝혔다.
반면 김 전 청장 등은 변호인을 통해 안타깝지만 과실은 없었다는 입장을 밝혔다. 혐의를 부인하는 취지다.
김 전 청장 변호인은 “혐의를 전부 부인한다”며 “업무상 과실치사로 인정될 만한 과실을 범한 사실이 없다”고 주장했다.
이어 “그 당시 더 훌륭한 지휘를 했으면 하는 아쉬움이 있지만, 형사처벌을 받는 것은 가혹하다”며 “구조당국을 처벌하는 것은 세계적 추세와도 맞지 않다”고 했다.
또한 “이 사건은 6년전 사건인데, 만약 이번 사건이 당시 수사팀에서 부실수사를 했던 것이라면 왜 부실수사를 했는지 밝혀내야한다”고 덧붙였다.
김수현 전 서해지방해양경찰청장 변호인도 “당시 주의업무를 다했고, 사후적 평가로 업무상과실이 있다고 보기 어렵다”며 “청장으로서 좀 더 구체적으로 지휘하지 못한 아쉬움이 있지만 필요한 업무는 다 했다”고 했다.
김문홍 전 목포해양경찰서장 측도 “혐의를 부인한다”며 “사고사실을 접하고 취할 수 있는 기본적 행동을 지시했다”고 했다.
피고인들의 입장을 차례차례 정리한 재판부는 내달 25일 한 차례 더 준비기일을 열기로 했다. 다음 기일에는 향후 증거조사 일정과 구체적 쟁점을 정리하겠다는 계획이다.
김 전 청장 등은 목포해경 전 123정장과 공동해 2014년 4월16일 참사 당시 최대한 인명을 구조해야 하는 업무상 주의의무를 위반, 세월호 승객 303명을 사망에 이르게 하고 142명을 상해에 이르게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특수단은 이들이 당시 세월호 현장 상황을 제대로 파악·지휘·통제해 즉각적인 퇴선 유도 및 선체진입 지휘 등을 해야 함에도 구조를 소홀히 해 인명 피해가 커졌다고 보고 있다.
함께 기소된 김문홍 전 목포해양경찰서장과 이모 총경은 사고 직후 123정에 퇴선방송 실시를 지시한 사실이 없음에도 직원에게 그 같은 지시를 했다는 허위 조치내역을 만들고 목포해양경찰서에 전달하게 한 직권남용 혐의도 받는다.
또 김 전 서장은 2014년 5월5일 이 같은 내용으로 ‘여객선 세월호 사고 관련 자료 제출 보고’라는 허위의 전자문서를 작성하고 이를 해양경찰청 본청에 보낸 혐의도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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