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의료원 간호사·父 동반 확진…병원 감염 후 가족 감염 추정

20일 부산 의료원 선별진료소에 의료진들이 분주하고 움직이고 있다. 부산의료원은 의료진 중 확진자가 나오면서 부분 코호트 격리에 들어갔다. 2020.4.20 뉴스1

부산의료원의 간호사 딸과 부친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은 병원 내 감염 후 가족 감염으로 진행된 것으로 추정된다.

부산시 보건 당국은 “간호사 A 씨(25)가 특이 증상은 없었으나 확진 이틀 전 건강검진에서 흉부방사선 사진에 의심 소견이 있었고, 입원 뒤 흉부 컴퓨터단층촬영(CT)에서 폐렴 진단을 받았다”고 밝혔다. 이는 코로나19의 감염이 이미 진행된 상황으로 2주간의 잠복기를 감안하면 A 씨에게 4일경 감염력이 생겼다고 볼 수 있다는 것이다.

A 씨는 대구 요양병원에서 옮겨온 코로나19 확진자 9명이 입원한 병동에서 근무했다.

보건 당국은 “A 씨가 보호복을 착용했지만 장시간 근무에 어려움이 많아 보호복을 착용하고 벗는 과정에서 감염이 일어나지 않았을까 여겨진다”며 정확한 감염 경로는 파악 중이라고 밝혔다.

부산의료원 기숙사에서 생활하는 A 씨는 4일과 9, 14, 17일 4차례 부산 북구 부친인 B 씨(58) 집을 방문했다. 딸이 다녀간 4일 후인 8일 첫 증상이 나타난 B 씨는 직장과 병원, 음식점 등을 오가다 18일 확진 판정을 받았다. 12일에는 부산 강서구 S교회의 부활절 예배에도 참석했다.

부산시 보건 당국은 “B 씨의 부인과 아들은 검사 결과 음성으로 나왔다”며 “A 씨와 B 씨의 동선이 겹치는 접촉자들을 모두 조사해 지역사회 감염을 최소화 하겠다”고 밝혔다.

A 씨가 근무하는 부산의료원 의료진과 직원 856명 중 835명을 검사한 결과 모두 음성이 나왔다. 이 가운데는 같은 병동에 근무하는 동료 의료진 96명과 기숙사 접촉자 26명도 포함됐다. 나머지는 검사를 진행 중이다. A 씨의 근무 병동 5~7층(152명 근무)은 코호트(동일집단) 격리 됐고, 부산의료원 외래 진료는 중단됐다.

B 씨가 부활절인 12일 예배를 본 교회에서 접촉한 사람은 모두 199명. 이 중 부산 거주자는 138명이며, 82명을 검사한 결과 모두 음성 판정이 나왔다. 나머지 61명은 인근 경남 등 다른 지역으로 이관했다. 교회는 2주간 집회 중지 결정이 내려졌다. 또 A 씨가 근무하는 D고교 동료와 경남의 한 음식점 등 동선이 겹치는 다른 147명은 모두 자가 격리됐다.

부산=조용휘 기자 silen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