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종선 감독, 성추행 혐의 등 모두 부인…“사건 조작돼”

정종선 전 회장, 성폭행·횡령 혐의 첫 공판
"부정입학 거절해 범행 만들어냈다" 주장
검찰, 다수 피해자 증인 계획…"같은 패턴"

축구부 운영비 등을 횡령하고 학부모를 성추행한 혐의 등으로 재판에 넘겨진 정종선(54) 전 고교축구연맹 회장이 자신의 성폭행 의혹과 관련해 “부정입학을 안 시켜줘서 만들어낸 조작된 사건”이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피해자 측은 “뻔뻔한 거짓말”이라고 비판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부장판사 양철한)는 20일 업무상 횡령 등 혐의로 기소된 정 전 회장의 첫 공판기일을 진행했다.

정 전 회장은 2015년 2월부터 2019년 3월까지 서울 언남고 감독시절 학부모들로부터 축구부 운영비 등 명목으로 총 149회에 걸쳐 약 2억2300만원 상당의 돈을 챙긴 혐의로 구속기소됐다. 2016년 2월~4월 학부모를 2회 강제추행하고, 1회 유사강간한 혐의도 있다.

하지만 정 전 회장 측은 혐의를 완강히 부인하고 있다.

정 전 회장 변호인은 이날 검찰이 공소요지를 밝히자 “공소사실 전부를 부인한다”고 밝혔다. 횡령과 청탁금지법 위반에 대해서는 “정 전 회장은 내용을 정확히 알지 못했고 범의(범행의도)도 없었다”고 했으며, 성폭행 의혹에 대해서는 “그런 사실이 전혀 없었다”고 했다. 혐의는 물론 기초적인 사실관계에 대해서도 억울하다는 취지다.

하늘색 수의를 입고 법정에 출석한 정 전 회장도 발언기회를 얻어 무죄를 주장했다.

그는 “이 사건은 부정입학을 안 시켜줘서 만들어낸 조작된 사건”이라며 “2016년 성추행했다는 분은 1학년 학부모로, 대화해본 적도 없는 사람”이라고 외쳤다.

재판부는 정 전 회장의 성폭행 의혹 사건을 먼저 심리하기로 하고, 내달 13일 피해자에 대한 증인 신문을 진행키로 했다.

검찰은 정 전 회장의 성폭행 의혹을 입증하기 위해 총 4명에 대한 증인신문이 필요하다고 보고있다. 이 가운데 세 명이 직접적인 피해자이며, 한 명은 목격자로 알려졌다.

반면 정 전 회장 측 변호인은 “네 명 중 한 명은 또 다른 성폭행 의혹으로 조사를 해놓고 기소를 하지 않은 분이다. 그 부분을 왜 법정에서 다시 조사해야하는지 납득이 어렵다”고 반발했다.

이에 검찰은 “단지 공소시효 때문에 기소하지 못했을 뿐이다”며 “현재 기소된 범죄사실과 같은 범행 패턴이 있었고, 정 전 회장의 습성을 입증하기 위한 증인”이라고 재반박했다.

피해자 변호인도 재판이 끝난 뒤 취재진과 만나 “처음에는 신체 접촉을 하다가 나중에 본격적 범행을 시도하거나, 밖에 사람이 있는데도 범행을 저지르는 등 (피해자들에 대한) 악랄한 수법이 동일한 패턴을 갖고 있다”고 주장했다.

피해자를 잘 알지도 못했다는 정 전 회장의 주장에 대해서는 “뻔뻔스러운 거짓말”이라고 일축했다.

[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