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사랑회’ 10주년… 어려운 이웃들의 희망이 되다

  • 동아일보
  • 입력 2020년 4월 21일 03시 00분


2010년 인천지역 기업인들이 설립
교수-의사-변호사 등 60여명 참여
경로잔치-장병위문 등 다양한 활동
소외계층 자녀에겐 장학금 지급도

생활 형편이 어려운 청소년에게 장학금을 지급하기 위해 열린 정기총회에 참석한 조상범 인천사랑회장(왼쪽에서 여덟 번째)과 회원들이 환하게 웃고 있다. 인천사랑회 제공
생활 형편이 어려운 청소년에게 장학금을 지급하기 위해 열린 정기총회에 참석한 조상범 인천사랑회장(왼쪽에서 여덟 번째)과 회원들이 환하게 웃고 있다. 인천사랑회 제공
9일 오후 인천지방경찰청에 반가운 손님이 찾아왔다. 조상범 인천사랑회장(73)이 “각종 범죄로 피해를 입은 시민들을 돕는 데 써 달라”며 대한적십자사 인천지사를 통해 2000만 원을 지정 기탁했다. 인천경찰청 소속 경찰관 1250명도 지난해부터 범죄 피해자를 지원하는 ‘희망지킴이’ 캠페인을 벌여 1억2000여만 원을 인천지사에 기부했다. 이준섭 인천경찰청장(58)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기업들이 힘든 시기를 보내고 있는데 어려운 결정을 해주셨다”며 “범죄 피해자의 정상적인 사회생활을 지원하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인천에 사업장을 두고 있는 기업인들이 2010년 모여 만든 봉사단체인 인천사랑회가 설립된 지 10주년을 맞았다. 조 회장을 비롯해 인천이 고향인 10여 명을 주축으로 출발한 인천사랑회 회원은 60여 명으로 늘었다. 기업인을 비롯해 교수, 의사, 변호사, 언론인 등 직업이 다양하다. 이들은 생활형편이 어려운 이웃을 돌보는 데 주로 힘써 왔다. 설립 초기 인천시와 함께 경로잔치를 열거나 섬마을 장병을 위문하러 다녔다. 교도소에 수감된 모범수감자의 합동결혼식도 지원했다.

2015년부터 다문화가정의 자녀를 돕는 장학사업에 나섰다. 인천의 국가산업단지인 남동공단과 주안, 부평공단 등에 입주한 제조업체에 외국인 근로자가 6만여 명이나 근무하고 있어 다문화가정이 많기 때문이다. 인천사랑회는 남동구에 있는 기숙형 다문화학교인 한누리학교 재학생에게 장학금을 지급했다. 초중고교 과정을 통합 운영하는 이 학교에는 10여 개 나라 출신의 다문화가정 자녀들이 다니고 있다. 또 학년별 권장도서와 어학교재, 교구 등을 지원하고 학생들이 체육시간에 입을 운동복도 구입해 나눠줬다. 이 학교에만 5800만 원을 지원했다.

2017년부터는 북한을 탈출해 한국에 정착한 새터민 자녀에게 장학금 2000만 원을 내놓는 등 지금까지 소외계층 자녀들에게 1억3000만 원이 넘는 장학금을 지급했다.

인천사랑회는 그동안 지역 곳곳에서 도움의 손길을 내밀었다. 2010년 북한이 옹진군 연평도를 포격 도발하자 피란길에 오른 주민을 지원하기 위한 시민협의회를 구성해 성금을 모았다. 2012년 인천시가 재정위기를 겪자 이를 극복하기 위한 서명운동을 벌이고 성금을 내놓았다. 2013년 강화도에서 바다에 뛰어든 시민을 구조하다 실종된 정옥성 경위의 고귀한 희생정신을 기리기 위해 2000만 원을 들여 흉상을 건립해 강화경찰서에 기증했다. 2014년 세월호 참사로 희생된 방모 씨 등 2명이 청해진해운의 비정규직 승무원이라는 이유로 장례비가 지원되지 않자 2000만 원을 들여 유가족들이 장례를 치를 수 있도록 돕는 등 최근까지 1억 원이 넘는 성금을 지역에 내놓았다.

조 회장은 “작은 정성을 모아 생활형편이 어려운 이웃을 돕는 것은 인천의 기업인이라면 당연히 해야 할 의무”라며 “묵묵히 사회공헌활동을 펼치면서 인천의 발전을 이끄는 시민을 격려하는 캠페인도 벌일 계획”이라고 말했다.
 
황금천 기자 kchwang@donga.com
#인천사랑회#10주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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