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타대 정안숙 교수, “코로나19로 바뀐 일상생활… 지구촌공동체 인식 우선 돼야”

  • 동아일보
  • 입력 2020년 4월 23일 03시 00분


[에듀플러스]

제자들과 함께한 유타대 심리학과 정안숙 교수(뒷줄 왼쪽 두 번째).
제자들과 함께한 유타대 심리학과 정안숙 교수(뒷줄 왼쪽 두 번째).
9일 인천 글로벌캠퍼스 유타대 아시아캠퍼스는 사단법인 한국상담학회와 연계해 신종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와 관련해 ‘사적 이슈로서의 상담과 공적 이슈로서의 건강(When our mental health is a public health issue)’을 주제로 온·오프라인 강연을 진행했다.

이날 특강은 코로나19 사태 등 환경적 맥락을 고려하여 한국상담학회에서 유타대 심리학과 정안숙 교수를 특별 초청해 진행됐다. 강연은 2019년 말부터 시작된 코로나19로 개인이나 가족이 외부적인 바이러스로 경험되는 무기력, 불안, 우울, 좌절, 그리고 애도까지 결코 사적인 이슈라고 볼 수 없는 심리적 고충 문제와 해결방안을 심도 있게 다뤘다.

정 교수는 “코로나19로 바뀐 일상생활이 가져다주는 ‘무기력’ 현상이 전에는 예측할 수 없었던 새로운 현상으로 주목받고 있다”며 “최근 아이들을 돌보면서 병행되는 ‘재택근무’ 환경, ‘사회적 거리 두리’로 제한된 취미생활, 경제적 타격으로 인한 실직에 대한 불안감, 대학 온라인 수업 연장에 따른 활동 기회 단절 등 다수의 국민이 전에는 찾아볼 수 없는 ‘코로나19 무기력 상태’를 호소할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이런 상황을 극복하기 위해 정 교수는 “코로나19 상황에서는 상담자도 내담자도 이 현상들을 다 같이 겪고 있는 지구촌 공동체의 일원임을 먼저 인식하는 것이 필요하다”며 “마음이 힘들 때에는 언제나 ‘나만 왜?’ 이런 고통을 겪고 있는가 하는 억울함이 상황을 더 악화시킬 때가 많기 때문에 현재 내가 경험하는 마음에 대해 인정할 필요성과 차례로 경험하는 마음 상태를 명명하는 작업이 우선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 교수는 아울러 “현재 코로나19 사태를 경험하면서 겪는 대부분의 불안한 정서가 인간으로서 너무나 자연스러운, 건강한 반응”이라며 “새로운 규칙적인 활동을 위해 합리적이고 자기통제력이 강한 개인의 모습이 필요한 동시에 코로나19가 장기화되면서 이제 많은 부분이 ‘뉴노멀’이라는 표현과 함께 우리 일상생활도 근본적으로 바뀔 시점임을 빠르게 인지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정 교수는 “개인의 정신건강은 개인을 둘러싼 환경적 맥락으로부터 분리할 수 없는데도 상담은 지금까지 매우 개인적인 이슈인 것처럼 사적인 영역에만 머물러왔다”고 전제한 뒤 “이번 코로나19 팬데믹 사태로 인해 지구인이라면 누구나 어느 정도의 정신건강 문제를 경험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 때문에 우리나라에서도 지자체 단위로 위기 상담을 제공하면서 상담이 자연스럽게 공적인 이슈로 떠오르고 있다는 것이다. 심리학에 대한 우리 사회의 다양한 맥락들을 짚어봐야 할 시점에 왔다는 것이 정 교수의 설명이다.

그는 “이번 팬데믹 사태에서 우리나라 시민들의 역량이 세계에서도 얼마나 성숙해 있는지를 곳곳에서 목격하면서 바로 옆에서 더 힘들어할 내 이웃에 대한 건강을 한 번 더 생각하는 공동체 의식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말로 강연을 마무리했다.
#에듀플러스#교육#유타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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