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이 22일 전북 전주에서 실종된 30대 여성을 찾기 위해 김제시 금구면 일대 야산에서 수색작업을 벌이고 있다. ⓒ 뉴스1
전북 전주에서 30대 여성이 실종된 사건과 관련, 유력한 용의자로 체포된 남성의 차에서 혈흔과 삽 등이 발견됐다. 실종 여성의 계좌에서 용의자 통장으로 돈이 이체된 사실도 확인됐다.
그러나 용의자는 범행을 완강히 부인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22일 전북경찰청 등에 따르면 전주시 완산구 효자동의 한 원룸에서 홀로 사는 A 씨(34·여)는 지난 14일 오후 10시 40분경 집을 나와 지인 B 씨(31)의 차에 탄 이후 연락이 두절됐다.
이로부터 사흘째인 17일 A 씨의 오빠는 “여동생이 연락을 받지 않는다. 무슨 일이 생긴 것 같다”며 경찰에 신고했다.
신고를 받은 경찰은 수색팀을 꾸려 A 씨 행방 추적에 나섰지만 현재까지 소재를 파악하지 못했다.
경찰은 A 씨가 강력범죄에 연루됐을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지난 19일 B 씨를 유력 용의자로 체포했다. 이어 48시간의 체포시한 만료일인 21일 강도살인 혐의로 구속했다.
법원은 경찰이 수집한 증거를 토대로 “도주와 증거인멸 우려가 있다”며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경찰은 A 씨의 계좌에서 B 씨의 계좌로 돈이 이체된 사실을 확인, 금전적 문제로 인한 사건으로 보고 수사를 벌였다.
또 수사 과정에서 B 씨가 타고 다닌 차량 안에서 혈흔과 삽 등을 발견해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DNA 분석을 의뢰했다.
범행 추정 시간대 폐쇄회로(CC)TV에 찍힌 B 씨의 차량 조수석이 성인 여성을 가릴 수 있는 크기의 흰색 천으로 싸여 있던 점도 수상하게 보고 있다.
경찰은 이를 토대로 B 씨를 추궁했으나 “잠깐 차에 타서 이야기를 나눈 것일 뿐”이라며 혐의를 전면 부인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그의 차에는 사건추적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블랙박스도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기동대 까지 투입해 실종자 찾기에 수사력을 모으고 있다. 김제시 금구면, 전주시 상림동, 덕진동 일대 등 B 씨의 동선을 따라 수색작업을 벌이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A 씨를 찾기 위해 B 씨가 다녀간 곳곳마다 경찰력을 보내 수색작업을 벌이고 있다”며 “A 씨를 하루빨리 가족 품에 돌려보낼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박태근 동아닷컴 기자 pt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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