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금연휴, 코로나 최대 고비…원희룡 “제주 오지 말아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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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0년 4월 23일 15시 37분


원희룡 제주지사. © 뉴스1
원희룡 제주지사. © 뉴스1
‘4말5초’ 황금연휴 국내 관광객이 대거 제주에 몰릴 것으로 예상된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사태 이후 관광객 급감으로 생존 위기에 직면한 제주 관광업계를 중심으로 ‘가뭄 속 단비’가 될 수 있다는 기대가 나오고 있는 반면에, 제주도 방역당국과 도민들은 ‘코로나19’ 차단을 위한 노력했던 ‘공든 탑’이 무너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를 하고 있다.

23일 제주도관광협회에 따르면 석가탄신일과 근로자의 날, 어린이 날 등이 끼어 있는 29일부터 5월5일까지 7일간 제주 입도 관광객은 17만9060명으로 추산된다.

이 기간 하루 평균 2만5000명 안팎의 관광객이 입도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석가탄신일인 30일에는 3만명이 넘는 관광객이 제주를 찾을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같은 기간 31만5200명(하루 평균 4만5000여명)을 방문한 것보다는 못하지만 ‘코로나19’사태 이후 하루 관광객이 평균 1만5000명 수준이었던 점을 감안하면 관광업계 입장에서는 잠시나마 한숨을 돌릴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도내 관광업계도 모처럼 활기가 돈다.

제주노선 좌석을 대폭 줄였던 항공사들도 연휴기간에는 전년 수준인 하루 4만석 가량을 공급한다. 예약률도 현재 30%에서 연휴기간에는 60~70%로 오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남은 항공권 가격도 30일에는 10만원 이상이고 나머지 기간에도 6만원 이하의 가격대는 찾기 힘들다.

실제 30일 김포발 제주행 항공기 예약률은 90%가 넘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호텔들도 모처럼 고객들로 북적일 것으로 예상된다. 일부지만 특급호텔인 경우 황금연휴 기간 예약률이 90%대를 보이고 있다.

렌터카 예약율도 3월 18%에서 4월 25%로 개선됐고, 5월에는 35%까지 호전될 것으로 업계는 기대하고 있다. 연휴기간 예약률은 80%다.

골프장은 동남아 등 해외로 가던 골퍼들이 제주에 몰리면서 예약이 쉽지 않은 상황이다. 제주도내 28개 골프장의 다음달 1~2일 예약률은 100%이고, 30일과 다음달 3일도 90% 이상의 예약률을 보이고 있다.

관광업계는 이번 황금연휴의 분위기가 내심 여름 휴가철로 이어졌으면 하는 바람이다.

제주도관광협회 관계자는 “이번 연휴를 계기로 여름 휴가철까지 관광시장이 점차 회복될 것으로 조심스럽게 전망하고 있다”며 “코로나19로 심각한 피해를 입은 관과업계 입장에서는 반가운 소식임은 분명하지만 ‘코로나19’ 확진자가 추가로 발생할 경우 상황이 더 악화될 수 있기 때문에 한편으로 우려도 크다”고 말했다.

제주 관광업계의 기대와는 달리 방역당국은 비상이 걸렸다.

제주에서 발생한 ‘코로나19’ 확진 사례(13명) 가운데 2차 감염자인 1명을 제외하면 대구를 다녀왔거나 해외에서 유입된 사례이기 때문이다. 지난 14일 이후에는 확진자가 나타나지 않고 있다.

제주도는 관광객이 몰리는 연휴기간을 ‘코로나19 방역의 최대고비’로 판단하고 정부의 사회적 거리두기 완화와는 별개로 현재의 고강도 사회적 거리두기 체제를 당분간 유지하기로 했다.

현재 운영 중인 공항·항만 승객 전원을 대상으로 한 발열체크를 기존대로 유지하고, 공항 선별진료소에 인력과 장비를 추가 투입해 유증상 국내 입도객에 대한 검사를 강화한다.

또한 해외방문 이력을 가진 입도객에 대한 관리를 강화한다.

제주도는 지난 16일부터 질병보건통합관리시스템 내 등록된 해외방문이력 입도객 전원에게 제주국제공항 워크스루 선별진료소 안내 문자를 발송하고 있다.

제주공항 워크스루 선별진료소에서 코로나19 진단검사를 받지 않고 입도한 해외방문 이력자와 일정 시간(4시간) 이상 연락이 닿지 않을 경우, 경찰에 GPS 위치 추적을 요청하기로 했다.

원희룡 제주지사도 이날 도청 기자실에서 ‘황금연휴를 앞두고 국민들께 드리는 말씀’을 발표하고 ‘제주여행 자제’를 당부했다.

원 지사는 “어려움 속에서도 제주도민이 한마음으로 제주를 지켜왔고 코로나19 사태가 완전히 끝나지 않았기 때문에 국경 수준의 강화된 방역 체제를 지속적으로 유지하겠다”며 “국민 여러분께 부탁드린다. 가급적 제주로의 여행을 자제해 달라”고 당부했다.

그러면서 “그래도 제주에 오겠다면 방역의 관점에서 필요한 불편은 감수해야 한다”며 “공항과 항만에서의 강화된 방역 절차에 적극적으로 협조하고 마스크 착용 등 방역수칙을 지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원 지사는 “제주여행 중 발열과 기침 등 ‘코로나19’ 의심 증상을 느껴 신고를 하면 지원을 하겠다”며 “하지만 ‘코로나19’ 증상을 숨겼다가 확진 판정을 받을 경우 모든 민형사상 책임을 묻겠다”고 했다.

(제주=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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