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50만원 숙소 은신… 택시 갈아타며 이동

  • 동아일보
  • 입력 2020년 4월 25일 03시 00분


핵심 3인방, 대포폰으로 추적 피해
가짜 신분증 내밀고 맨발 도주도

23일 경찰에 체포된 라임자산운용(라임)의 이종필 전 부사장(42) 등은 검거 당시 숙박공유 서비스에서 구한 숙소에 은신해 있다가 덜미를 잡혔다.

이 전 부사장과 라임의 전주(錢主)로 알려진 김봉현 전 스타모빌리티 회장(46), 전 신한금융투자 프라이빗뱅커인 심문섭 씨(39)는 서울 성북구에 있는 단독주택에서 2주가량 숨어 지내다 경찰에 붙잡혔다.

동아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이들은 숙박공유 서비스인 ‘에어비앤비’에서 이 은신처를 구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김 전 회장은 이전까지 사나흘에 한 번씩 고급 호텔과 오피스텔 등으로 거점을 옮겼고 대포폰도 여러 대 사용하며 경찰의 추적을 피해 왔다.

경기남부지방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가 23일 오후 9시경 이 단독주택 앞 도로에서 김 전 회장을 붙잡았을 때도 그는 대포폰을 이용해 택시를 부르고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체포 당시 김 전 회장은 소리를 지르고 몸부림을 치며 강하게 저항했다고 한다. 또 경찰에게 다른 사람의 신분증을 제시하기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경찰이 주택을 급습했을 때도 심 씨는 신발도 신지 않은 채 창문 바깥으로 나가 옆 건물 옥상으로 도망갔다고 한다. 성북동에 있는 이 주택은 마당이 딸린 2층짜리 단독 가옥이다. 에어비앤비를 통해 이용하려면 하루 약 50만 원을 내야 한다. 방 5개에 화장실도 2개 정도 딸렸다. 주민 A 씨(66)는 “평소 외국인 여행객들이 많이 이용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했다.

김 전 회장은 송파구에 있는 한 호텔에서 지인인 엔터테인먼트 업계 관계자의 이름으로 객실을 예약해 1개월 정도 머물기도 했다고 한다. 경찰 관계자는 “김 전 회장은 택시로 이동할 때 짧은 거리라도 서너 번씩 갈아탔으며 대포폰도 몇 번 쓴 뒤엔 직원들을 시켜 바로 폐기하며 추적을 따돌리려 했다”고 전했다.

김소영 ksy@donga.com·김태성·신지환 기자
#라임 사태#이종필#은신#도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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