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역당국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방역의 가장 큰 위험신호는 ‘방심’이라고 25일 지적했다. 주말을 맞아 사회적 거리두기가 느슨해질 수 있다는 우려에서 나온 발언이다.
권준욱 중앙방역대책본부 부본부장은 이날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정례브리핑에서 “오전 중대본 회의에서 정세균 총리는 코로나19 대응에서 가장 큰 위험신호로 방심을 언급했다”며 “방역당국이 경계를 풀지 못하는 것은 아직도 모르는 게 많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이어 “치료제와 백신 개발은 현재 녹록지 않다”며 “현재까지 치료 효과를 입증한 치료제는 없으며, 심지어 전문가조차 회복기 혈장, 일부 치료제에 대해 부작용을 지적하는 등 방역당국으로서는 조금 실망스러운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권준욱 부본부장은 “코로나19는 (국내) 특정 집단에서도 무증상 감염 비율 30%를 넘어섰다”며 “증상 발현 전 전파, (전체 환자) 80% 이상이 경증환자여서 조금 더 정확한 파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방역당국으로서는 코로나19를 잘 알지 못하는 게 우리의 현주소”라며 “과거 하루에 수백명이 넘는 (확진자) 발생 규모를 이처럼 줄인 것은 강력한 사회적 거리두기에 대한 협조, 철저한 신고, 조기 발견이 큰 역할을 해줬다”고 설명했다.
한편 지난 10~11일 사전투표와 15일 본투표를 포함해 3일가 치러진 제21대 국회의원 선거(총선)에서 코로나19에 감염된 사례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 그중 사전투표는 14일 잠복기가 끝났다.
다음은 25일 정례브리핑에서 권준욱 중앙방역대책본부 부본부장의 일문일답이다.
-치료제와 백신 개발이 녹록지 않고 실망스럽다고 말한 이유는.
▶하이드록시클로로퀸 등 일부 후보 치료제에서 부작용 등이 발표됐다. 공식적으로 효능이나 유효성, 바로 활용할 수 있는 (치료제가) 연구를 통해 공식화되지 않았다는 얘기다. 방역당국은 치료제와 백신 수단을 조기에 확보하는 상황이 빨리 오지 않는 부분에 대해 표현 자체를 실망스러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앞으로도 계속 사회적 거리두기에 참여하고 협조해 주기를 부탁하는 상황에서 설명한 표현이다.
-항체검사를 통한 생활방역 전환을 결정하기 어렵다는 중대본 입장에 대해 평가해달라.
▶직접적인 항체검사나 조사의 신뢰도, 설령 항체가 생겼더라도 방어력이 있고 얼마나 지속할지가 또 다른 숙제로 남았다. 모든 객관적인 지표를 측정하는 것은 짧은 시간에 하기 어렵고, 근거로 활용하기에는 완벽하지 않다. 이런 부분과 함께 지역사회 내 발생 추세가 줄어드느냐, 산발적인 감염 사례, 전체적인 환자 발생 규모 등으로 판단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사망자가 이틀째 발생하지 않았는데, 어떻게 평가하나.
▶우리나라는 환자 규모가 상당히 많은 나라 중 러시아를 제외하고는 치명률이 가장 낮은 것으로 기억한다. 무엇보다 조기에 검사하고 (적극적인 의료진) 신고 덕분이라고 판단한다. 인구 대비 병상 수, (전국민) 건강보험 체계도 의료기관 문턱을 낮췄다.
-지난 10~11일 사전투표 이후 잠복기 14일이 지났다. 총선 도 10일이 흘렀는데 방역적으로 성공했다고 평가하나.
▶(코로나19 증상 발현은) 보통 5~7일 정도 경과하면 발생한다. 사전투표 및 본투표로 인한 확진자, 산발적 유행 등은 감시망에서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 섣불리 말하기 어렵지만 어느 정도 성과가 있었다고 생각한다. 다만 총선에 대해서는 14일이 경과한 뒤 분명히 말할 수 있을 것이다.
-신천지처럼 대규모 확진이 발생하는 않는 이유는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강력한 사회적 거리두기를 강조하면서 국민께, 시설과 장소 운영하는 분들께 지침을 안내했다. 개인위생 그리고 국민들이 적극적으로 호응해 준 덕분이다. 유리한 조건은 맞지만 방심에 허를 찌르고 코로나19가 발생했었다. 31번 확진자(61·여) 발생 전 며칠간의 적막 속에 혹시라도 코로나19를 마감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를 당시 했던 기억을 상기하고 있다.
그 직후에 폭발적인 발생이 일어났다. 밀집된 환경에서 코로나19가 폭발적으로 발생할 수 있다는 것을 염두에 두고 있다. 싱가포르 등 한때 방역을 잘 하던 국가조차 한순간의 발생으로 큰 규모의 유행이 이뤄졌다. 거듭거듭 경계를 풀지 않고 방역에 최선을 다하겠다.
-재양성자 전수조사 계획, 실제 확진자 수가 수십배에 달한다는 해외 연구에 대한 당국 입장은.
▶재영상자는 (역학)조사를 진행 중이다. 다만 재양성자 (몸속에) 바이러스 조각이 남았을 가능성, 감염력을 가지는 바이러스 조각이 아닐 가능성이 매우 높다. 앞서 언급한 대로 총 39건에 대해서 조사를 진행하고 있으며, 현재까지는 바이러스가 분리되지 않았다.
코로나19 바이러스는 국내 유행 단계에서 무증상 비율이 상당히 높아 전체 확진자를 다 발견하는 것이 어렵다는 점은 분명하다. 국내에서도 실제 확진자 규모보다는 파악된 확진자 규모가 당연히 작을 것이다. 그 비율은 나라마다 차이가 있을 수 있고, 우리나라는 진단검사를 적극적으로 진행해 그 차이가 외국보다는 적을 것이다.
항체검사법에 대해 세계보건기구(WHO)가 표준화된 검사법을 발표해야 한다는 의견이 있는데, 그러려면 시간이 소요될 것이다. (국내에서는) 전국민 표본을 대상으로 하는 국민건강영양조사, 전체 헌혈자 중 2% 비율인 부적격 혈액을 통해 검체를 확보하는 방법도 있다. 신속하게 전문가들과 논의해 판단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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