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7일? 11일? 등교개학, 이번주 확진자 추이에 달려

  • 뉴스1
  • 입력 2020년 4월 27일 06시 19분


2020학년도 첫 전국연합학력평가가 시행된 지난 24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고등학교에서 교사들이 ‘워킹 스루’ 방식으로 고3 수험생에게 문제지를 전달하고 있다./뉴스1 © News1
2020학년도 첫 전국연합학력평가가 시행된 지난 24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고등학교에서 교사들이 ‘워킹 스루’ 방식으로 고3 수험생에게 문제지를 전달하고 있다./뉴스1 © News1
정부가 ‘등교개학’의 시기와 방법을 다음달 3일 전후 확정하기로 하면서 등교개학을 위한 준비가 27일부터 본격화한다. 교육계에서는 5월6일부터 11일 사이 고3부터 순차적으로 등교하는 시나리오가 거론되고 있다. 국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신규 확진자 추이가 등교개학 시기 결정에 절대적 기준이 될 것으로 보인다.

교육부에 따르면, 등교개학을 위한 준비는 두 가지 방향에서 동시에 진행된다. 등교에 대비하기 위해 학교방역 준비상황을 점검하면서 동시에 등교개학 시기와 방법을 결정하기 위한 의견수렴을 본격화한다.

등교개학을 위해서는 학교방역 준비가 필수적이다. 교육부 관계자는 “등교개학 시점을 알 수는 없지만 ‘사회적 거리두기’가 ‘생활 속 거리두기’로 전환되고 등교개학이 결정되면 언제든 등교할 수 있게 학교도 방역 등에 대한 준비를 마쳐야 한다”라고 말했다.

교육부는 등교개학에 대비해 학교 시설을 소독하고 체온계, 손 소독제, 보건용 마스크, 면 마스크 비축을 완료했다. 이날부터 등교 대상 학생의 자가진단 시스템을 가동하고 방역·위생물품 비축, 감염병 예방 사전 온라인 교육을 실시한다.

오는 29일까지 전국 초·중·고교에서 등교개학 이후 학교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했을 경우를 가정해 모의훈련도 실시한다. 박백범 교육부 차관은 “가상모의훈련은 개학 전 학교방역 준비의 마지막이라 보고 있다”라고 밝힌 바 있다.

등교개학의 시기와 방법을 결정하기 위한 의견수렴도 본격적으로 진행한다. 정부는 다음달 2~5일 사이 ‘사회적 거리두기’를 ‘생활 속 거리두기’로 전환하는지 여부와 연계해 등교개학 시기와 방법을 결정하기로 했다.

우선 감염병 전문가와 질병관리본부 등 관계부처와 등교개학의 시기와 방법을 협의한다. 전국 17개 시·도 교육감과도 영상회의를 열어 협의할 예정이다. 교원단체, 학부모 의견도 수렴한다. 학부모 의견 수렴을 설문조사로 할지 간담회 등의 방식으로 할지는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

등교개학의 방법에 대해서는 교육계에서 대체로 의견이 좁혀지고 있다. 교육계에서는 온라인 개학을 할 때처럼 ‘순차적 개학’을 보다 현실적인 방안으로 보고 있다. 정세균 국무총리도 지난 19일 사회적 거리두기를 5월5일까지로 연장하며 “등교개학은 전반적인 상황을 보아가면서 순차적으로 추진하는 방안을 검토하겠다”라고 말했다.

조희연 서울시교육감도 지난 22일 “원격수업 개학 순서대로 고3·중3부터 순차적, 단계적으로 (등교개학을) 하는 게 좋을 것”이라고 밝혔다. 온라인 개학 때는 지난 9일 고3·중3을 시작으로 16일 중·고교 1~2학년과 초등 4~6학년, 20일 초등 1~3학년 순으로 개학했다.

순차적 등교개학의 장점은 크게 두 가지를 꼽을 수 있다. 등교개학 초기 학생들의 밀집도를 떨어뜨려 학교 내 감염 위험도를 낮출 수 있다. 학교에서 통제 가능성을 높일 수 있는 뜻이다. 순차적으로 개학하면 학교에서 방역·급식시스템을 점검하면서 갈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온라인 개학처럼 ‘순차적 개학’엔 공감대…시기는 불투명

등교개학의 시기는 여전히 불투명하다. ‘생활 속 거리두기’ 전환과 연계돼 있기 때문이다. 교육부 관계자는 “이번주 신규 확진자 추이가 어떻게 달라질지 모르기 때문에 현 시점에서 등교개학의 시기를 언급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라고 말했다.

교육계에서는 감염병 전문가와 방역당국의 의견에 따라 ‘신중하게’ 등교개학의 시기를 결정해야 한다고 주문하고 있다. 김영식 좋은교사운동 공동대표는 “등교개학의 시기는 방역당국의 의견이 절대적 기준이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결국 등교개학의 시기는 신규 확진자 추이에 따라 좌우될 것으로 보인다. 정은경 중앙방역대책본부 본부장은 지난 22일 정례 브리핑에서 5월 초 등교개학 가능성을 묻는 질문에 “이번 주, 다음 주 (확진자) 발생 동향이 굉장히 중요한 지표가 될 수 있다”며 “확진자 발생 동향 외에 위험도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한다”고 밝힌 바 있다.

국내 코로나19 신규 확진자는 지난 8일 53명 이후 26일까지 18일 연속 50명 미만을 기록했다. 정부가 당초 생활 속 거리두기 전환 기준으로 삼았던 일일 신규 확진자 수가 50명 미만이다. 지난 19일부터 26일까지 신규 확진자 수는 ‘8→13→9→11→8→6→10→10명’으로 8일 연속 10명 안팎을 기록했다.

교육계에서는 앞으로도 국내 신규 확진자 수가 지금 추세를 유지한다면 온라인 개학 때처럼 고3부터 순차적으로 등교개학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5월6일, 5월7일, 5월11일 등 구체적 날짜까지 거론된다.

5월5일까지가 사회적 거리두기 기간인 점을 감안해 5월6일부터 바로 등교개학은 성급하다는 지적도 일부에서 나오고 있다. 전날(5월5일)이 어린이날이어서 학교에서 방역체계를 마지막으로 점검하고 등교를 준비할 수 있는 시간이 너무 촉박하다는 목소리도 교육계에서 나온다.

고3은 5월12일 경기도교육청이 주관하는 전국연합학력평가(학평)가 예정돼 있다. 지난 24일 실시한 서울시교육청 주관 3월 학평은 ‘재택시험’으로 ‘자율적’으로 치러지면서 사실상 취소됐다. 고3의 경우 전국적 위치를 확인하지 못해 수·정시 중 어디에 집중할지 입시전략을 세우는 데 혼란을 겪고 있다.

교육계에서는 다음달 3일쯤 생활 속 거리두기 전환과 등교개학이 결정되더라도 최소한 1주일 이상 준비기간을 주고 등교해야 한다는 요구가 크다. 여기에는 학교에서 급식을 하려면 1주일 전에 식자재 등을 주문해야 하는 현실적 사정도 작용한다.

김영식 대표는 “원격수업에서 등교수업으로 전환하면 학교 방역도 점검해야 하지만 원격수업과 등교수업 연계 방안, 평가계획 등 여러 가지 준비가 필요하다”라며 “최소한 1주일에서 10일 정도는 시간을 주고 등교개학을 준비해야 한다”라고 주문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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